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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2 22:31
카게야마 시게오는 두 자아가 충돌하고 있는 상태였잖아. 그걸 꿰뚫어본건 레이겐이 유일했음.

초능력을 드러내고 싶은 자아(???%)와 초능력이 필요없다는 자아(모브). 비유하자면 하이드와 지킬 박사같은 상태였는데.

점잖고 신사적인 지킬 박사와 비윤리적인 부분이 크게 드러나는 하이드. 소설 안읽은 사람은 지킬과 하이드를 단순히 이중인격으로 생각하는데 원작 소설을 보면 지킬 박사는 하이드인 상태에서의 기억과 감정을 뚜렷이 기억함. 이중인격이 아니라 그저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부분, 즉 인간의 추악한 본성이 드러나는 때가 하이드, 사람들이 바라는 신사적인 학자와 도덕적인 부분, 즉 겉으로 보이는 부분이 지킬로 불리는 것뿐이지.

소설 속에서 지킬 박사는 하이드가 되서 부도덕적인 행동을 하고 나면 도덕적인 지킬 박사로서의 삶에 더 충실할 수 있었는데 모브가 이와 유사함. 결정적인 순간엔 ???%를 통해 감정을 전부 배출하고 그 뒤엔 모브로서 다시 평범한 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거지. 다른 점은 지킬 박사는 하이드를 인지하고 행동을 기억한다면 모브는 ???%를 제대로 인지 못하고 기억을 못함. 16권에 가서야 서로를 마주했지.

그렇게 모습을 드러낸 ???%는 완전한 의미의 자유를 갈망하며 모브의 존재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모브는 초능력을 함부로 쓰고 싶지 않아하며 ???%가 마음대로 행동하지 않기를 바랬음. 하지만 카게야마 시게오의 인생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인 츠보미가 ???%와 모브가 합쳐진 상태의 카게야마 시게오를 유일하게 평범하게 대해줬고, 그 상태의 카게야마 시게오가 츠보미를 좋아하게 됐음. 그런데 둘로 나뉜 상태에선 츠보미를 좋아하는 쪽, 그러니까 리츠 사고 이전 유년기의 카게야마 시게오가 누구인지 혼란스러워서 모브의 존재가 희미해지고 ???%의 존재가 강해지기 시작함.

이때가 지킬 박사가 하이드에서 지킬로 돌아오지 못하고 하이드로 남아버린 것처럼 모브도 ???%에서 모브로 돌아오지 못하고 ???%의 상태로 남아서 끝나버릴지도 모르는 순간이었음.

그걸 막으려고 모브가 만나왔던 초능력자들과 테루, 리츠가 나섰는데 막지 못하고 전부 리타이어.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서 지킬이 친구에게 하이드와 지킬이 동일 인물인 것을 보여주고 자신의 실험 성공을 증명했는데 그 친구는 그걸 본 뒤부터 지킬 박사를 피하고 무서워했음. 거기다 끔찍한 짓을 했다고 비난까지 했음. 비슷하게 ???%도 카게야마 시게오의 진짜 정체는 이거다!라고 공개하며 모브가 쌓아올린 관계를 부수고 모브의 존재마저 완전히 지워버리려고 했음. 그리고 카게야마 시게오의 본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츠보미뿐이라고 생각함. 츠보미에게 인정받는 순간 ???%가 드디어 모브를 완전히 지워버리고 카게야마 시게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거지.

그래서 레이겐을 싫어한거야. 레이겐 역시 ???%의 존재를 오로지 폭주한 힘으로서만 보고 모브만이 카게야마 시게오라고 인정할거라고 생각해서. 근데 딴놈들은 금방 포기하는데 레이겐은 온갖 위험이 있어도 스승이랍시고 모브를 쫄쫄 따라다녀서, 이번에도 무능력자인 주제에 끝까지 쫓아와서 모브의 존재만을 인정해 ???%가 부정당할까봐 빨리 내쫓고 싶어했던 거임. ???%는 이런 것보단 빨리 츠보미에게 인정받아 모브를 지워버리고 카게야마 시게오를 완전히 차지하려고 하는데 존나 거치적거릴걸 아니까 계속 초능력의 위험을 레이겐에게 표출하면서 포기하게 만들려고 함. 너 따위가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자아를 굳건히 다지면서.

그렇지만 레이겐의 집념과 에쿠보의 캐리로 결국 대화하게 됐고, 자신이 사기꾼이라는걸 고백함. ???%가 초능력 폭풍을 멈춘 이유는 이거인듯. ???%에게 이중성(모브)는 잘못된 삶을 살게한 원흉인데, 끝까지 쫓아온 인간이 자신의 이중성(사기꾼)을 거둔채 본성(무능력자)만 남기고 ???%(본성)에게 말을 걸잖아. 이 순간에 모브는 희미한 상태라 카게야마 시게오와 레이겐 아라타카는 서로의 본성을 마주보는 상태가 된거지.

여태껏 레이겐이 그 시점에서 자기는 사기꾼이고 거짓말쟁이라고 고백한거랑, 이미 아는 사실을 고백한것뿐인데 ???%까지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걸 이해를 못했었는데 드디어 이해가 좀 간다.

이 1차 고백으로 레이겐이 ???%를 이용하는 도구나 힘으로 보는게 아닌 다른 무언가의 존재로 인정하고 받아들임.

여기서 모브와 레이겐의 차이가 드러남.

???%와 모브는 서로를 각기 다른 존재로 보고 있어서 ???%는 모브를 없애버릴려고 하고 모브는 ???%를 어떻게든 억누르려했음. 마치 지킬 박사가 하이드를 없애버릴려고 미친듯이 노력했던 것처럼 두 존재는 나뉜 상태에서 대립중.

그런데 카게야마 시게오가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와 모브 둘로 나누었다면, 레이겐은 '사기꾼'의 레이겐과 '무능력자'의 레이겐 둘을 의식적으로 나눈 후 두 모습 다 자신이라고 받아들여 둘을 섞어서 레이겐 아라타카라는 자아를 확립했음.

그리고 대망의 눈물씬 지나가고 2차 고백으로 레이겐은 이번엔 ???%와 모브를 하나의 존재로 인정할 수 있도록 도와줌.

???%에게 카게야마 시게오는 모브라는 가식과 ???%라는 본성으로 이루어진 존재이며 이젠 모브(가식)를 죽이고 ???%(본성)만을 남겨 카게야마 시게오를 완성시키려고 생각했는데, 레이겐은 사기꾼이라는 가식을 걷어내고 무능력자인 본성만 남아도 여전히 레이겐 아라타카였음. 어느 하나가 사라져도 여전히 그 사람은 그 사람 그대로라는 것을 눈 앞에서 제대로 각인시켜버림.

또 그 순간 레이겐은 자신을 두르고 있던 가식을 내던진채 오로지 진심으로만 대화를 함. ???%도 제대로 된 대화 상대로 봐준건 레이겐이 유일한듯. 겉으로는 폭주 상태이고 아무말 안하고 있는데도 레이겐은 ???%도 모브로 보고 대화를 걸었음. 대화를 이용해 ???%와 모브를 카게야마 시게오 한사람으로 인정하고 ???%도 모브도 누구 하나 부정하지 않도록 조언함.

여기서 모브와 ???%관계가 점점 역전. ???%는 여태껏 자신과 모브를 다른 존재로 보고 있었는데, 레이겐은 사기꾼도 자신이고 무능력자도 자신이라 어느 한 면모를 지워도 레이겐은 레이겐 아라타카라는걸 보여줌. 이중적인 사람이 한쪽 면모를 걷어내도 그대로인데다가 '사기꾼'이 '무능력자'를 싫어하면서도 즐거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는 확신이 흔들렸고 모브는 자신감을 가져 존재가 뚜렷해짐. 그리고 서로 비슷한 존재력을 가진 상태에서 화해 성공. 서로를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면서 해피엔딩.

한마디로 레이겐은 모브와 똑같이 이중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아 확립을 끝마쳤기 때문에 카게야마 시게오가 ???%와 모브로 나뉘어 있고 그걸 서로 부정하지말고 받아들여야 한다는게 해결책이라는걸 알아봄. 무엇보다 카게야마 시게오 인물 자체를 가장 잘 이해할 수도 있었고.

그래서 레이겐이 이중성은 보편적인거고 받아들이라고 설득했고,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라 진심이란걸 아는 모브가 ???%에게 자신을 받아들여달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와 모브 둘 다 서로를 카게야마 시게오라고 스스로 인정한 순간, 둘은 카게야마 시게오로 돌아가서 어린 시절 그 모습으로 츠보미를 만나고 오는데 성공했음.

시펄 아무리 생각해도 레이겐 없었다면 모브 지킬 박사랑 똑같은 꼴 났을듯. ㄹㅇ 파멸 엔딩밖에 없잖아. 것도 지구 멸망 엔딩.

츠보미가 있다고해도 그런 초능력 폭풍에 휘말리면 츠보미가 무사할 리가 없고, 설령 무사해도 츠보미는 직감이 날카로워서 ???%로만으로는 카게야마 시게오가 될 수 없다는걸 눈치채고 부정했을 것 같음. ???%가 모브가 아닌 ???%를 인정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걸 알게되면 빼박 지구 멸망 확정 아님?

아무튼 다른 등장인물들은 ???%를 막을 수 없고 레이겐만 막을 수 있었던 이유가 이거인것 같다. 테루는 ???%를 그저 폭주 상태로 보고 모브만이 카게야마 시게오라고 생각하고 모브의 자아를 꺼내려고 애썼고, 스즈키 부자도 ???%를 폭주하는 힘으로만 생각했고, 육개부도 ???%는 이상상태고 모브가 원상태라고 봤고, 그나마 리츠는 ???% 역시 형이라고 받아들이긴 했지만, 형의 일부분으로 인정한거지 ???%를 온전한 존재로 보지 못했음. 그래서 ???%를 막고 모브를 꺼내려고 했지.

결국 아무도 ???%의 실체를 눈치 못챔. 모브 본인조차 처음엔 ???%의 실체를 몰랐으니 당연한 일인가. 그런데 오로지 레이겐만 이중성으로 고민 중이라고 생각함.

에쿠보도 하드캐리하긴 했지만, ???%와 모브를 통틀어서 친구라고 부른걸로 봐선 레이겐처럼 나뉜 상태를 꿰뚫어보진 못했을 것 같음.

하, 이제야 16권 보면서 라이벌이며 친동생이며 다 막아서도 꿋꿋하게 가던 애가 왜 레이겐 이야기 듣는걸 무서워했는지 이해가 간다.

그냥 몹레는 무조건 찐이야, 라고 생각하고 싶어도 자꾸 레이겐 말에 정신차린 모브가 이해가 안가서 계속 돌려봤는데 레이겐만이 모브같은 이중적인 사람이라 이해해주고 달래줄 수 있었던거였음.

한마디로 레이겐이 모브의 인생 선배. 모브가 겪는 문제를 레이겐은 이미 겪고 풀어낸 후라 모브의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격려해준 것 같다.

쓰다보니 길어졌네. 왜 ???%가 레이겐 이야기에 멈춘건지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주저리주저리 쓰다보니 정리됐다!

화이티때 레이겐이 말실수해서 모브가 알바 빠지기 시작했을때 모브가 했던 대사로 봐선 훨씬 그 이전부터 레이겐의 정체는 파악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레이겐 옆에 남아있던건 제대로 된 조언을 해주는것도 있지만 이사람과 나는 이중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는걸 무의식중에 알고 동질감을 느껴서가 아닐까 궁예질도 해봄.

결론은 겪어본 사람이 더 잘이해한다고, 무능력자 레이겐의 이중성이 초능력자 모브의 이중성을 이해해준거고 앞으로도 모브를 제대로 이해하고 무슨일이 터져도 리타이어? 그게 뭐임? 하면서 악착같이 모브가 필요할때 옆에 남아줄 사람은 레이겐 밖에 없을 것 같다.

쉬펄 결국 분석해도 몹레가 찐이라는 결론이잖아.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서 서술자가 지킬 박사를 하이드에게서 구하려고 시도했는데 오히려 그게 독이 되서 지킬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간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에게서 모브를 구하겠다고 나섰다면 카게야마 시게오 자체가 완전히 붕괴됐을 듯. 그런 의미에서 ???%와 모브를 동시에 받아들여준 레이겐 센세 만세.

이대로 끝마치려니 아쉬워서 마지막으로 다시 외침. 레이겐 시쇼 참된 스승, 진정한 스승님. 존멋. 근데 왜 하찮은 취급이야. 레이겐 존멋이라고.

아니 근데 갑자기 또 억울해지네. 이렇게 분석하니까 능력의 유무와 정신 성장만 차이날뿐 모브와 레이겐은 데칼코마니같은 캐인가~ 했는데, 모브는 혼자 남겨둬도 친구 많아서 괜찮을텐데 레이겐은 아닐 것 같다고....... 그렇다고 정신적 성장이 완전히 끝난 캐릭터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레이겐....... 레이겐....... 그냥 보기만해도 불쌍하다, 진짜. 모브가 파멸 엔딩 찍을뻔 했을땐 모두가 도와줬지만, 레이겐이 파멸 엔딩 찍을땐 누가 알아주기는 할까. 막는건 일단 알아야 하는거잖아. 근데 알아주는 단계부터 에러날 것 같다고. 아무도 안알아줘서 말라비틀어져 죽어가는 모습밖에 안떠올라 시펄.
2019.06.12 (22:37:55) 신고
ㅇㅇ
와 글 존나잘썼다 읽으면서 찐으로 소름돋았구
[Code: e3db]
2019.06.12 (22:40:23) 신고
ㅇㅇ
레이겐은 사기꾼도 자신이고 무능력자도 자신이라 어느 한 면모를 지워도 레이겐은 레이겐 아라타카라는걸 보여줌 이 문단 정리잘했다
[Code: e3db]
2019.06.12 (22:40:38) 신고
ㅇㅇ
모브와 ???의 온전한 이해자가 레이겐이란거 좋음ㅠㅠ근데 레이겐 파멸엔딩때 ㄹㅇ 주변에 사람없을듯 있어도 진짜 모브 하나뿐일거같아서 안쓰러워ㅜㅜ
[Code: 2ae5]
2019.06.12 (22:46:25) 신고
ㅇㅇ
아 진짜 ???는 자기 무시하다못해 부정하니까 화나서 모브 부정하고 내가 본성이다! 하고 튀어나온걸 레이겐이 둘다 카게야마 시게오라고 인정하는 그 순간 모브도 ???도 서로 인정하기로 한거라니까 레이겐 참스승이라고 ㅠㅠㅠㅠ
[Code: 3e11]
2019.06.12 (23:13:47) 신고
ㅇㅇ
와.. 너펭 고증 진짜 잘해왔다 지킬박사랑 비교하니까 더 와닿네 ???나 모브가 동일이라는 점, 만화에서 가장 하찮은 존재인 레이겐이 최고강한 시게오의 유일한 이해자라는 점들이 하나하나 너무 발림.. 모브랑 레이겐처럼 이렇게 정서적으로 잘 연결된 관계가 최종적으로는 모브가 자신을 인정하게 되는 모습까지 이런 흐름들이 너무 좋아ㅜㅜㅜ 매일 생각하지만 원쌤 천재맞고 진짜 몹싸는 인생 최고의 만화 절대 아닐리 없다...
[Code: eaca]
2019.06.13 (00:51:55) 신고
ㅇㅇ
와 진짜 너무 글 잘썼다 제발 글 지우지 말아줘라ㅠㅠㅠㅠ몇번을 읽었는지 몰라
[Code: 72e8]
2019.06.13 (01:41:32) 신고
ㅇㅇ
야씨발 개오졌다 이거 두고두고 뽕채울때마가 볼꺼니까 지우지말아줘ㅜㅜㅜㅜㅜㅜㅜㅜㅜ 북ㅡ맠
[Code: 719f]
2019.06.13 (03:17:54) 신고
ㅇㅇ
양질의 분석추 고개 끄덕거리며 봄
[Code: 1df9]
2019.06.13 (04:55:37) 신고
ㅇㅇ
너펭ㅜㅜㅠ 분석추.. 너무 시원하게 정리해줘서 정독함
[Code: 30b8]
2019.06.13 (04:56:06) 신고
ㅇㅇ
모바일
갠적으로 이 부분 인상깊었음.

그럼에도 레이겐 옆에 남아있던건 제대로 된 조언을 해주는것도 있지만 이사람과 나는 이중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는걸 무의식중에 알고 동질감을 느껴서가 아닐까 궁예질도 해봄
[Code: 30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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