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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5 12:16
운전면허를 딴 탄지로가 주말에 친구에게 운전 연습을 받기로 했다는 말에 렌고쿠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차라면 렌고쿠도 가지고 있었고 그걸 모를 탄지로가 아니었다. 그런데 왜 나한테 부탁하질 않고? 서운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더니 탄지로가 다시금 사과를 했다.

"렌고쿠씨랑 싸우기 싫거든요."
"싸우다니? 우리가 왜 싸워?"
"친구들이 애인한테 운전 배우면 백 퍼센트 싸우고 헤어진다고 뜯어말리던데요."

렌고쿠가 웃었다. 기가 막힌 탓도 있었지만 탄지로 특유의 순수하고 솔직한 이유가 그를 정말 웃게 만들었다. 졸업한 지 이제 2년. 선생님이란 호칭이 렌고쿠씨로 바뀐 뒤에도 탄지로가 그를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들은 될 수 있는 한 자주 만나기 위해 함께 노력했고, 영화관람보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나란히 걷는 걸 더 선호했다. 어딘가의 골목에서 빵 냄새가 나거나 교복 입은 학생들을 볼 때면 두 사람 다 옛날 일을 떠올렸다.

탄지로에게 있어 렌고쿠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어른이었다. 줄곧 동경했고, 막연히 되고 싶어 한 어른의 형태.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어쩐지 눈을 뗄 수 없었던 남자.

"저는 스무 살이 넘으면 선생님처럼 키가 커질 거라고 믿었어요. 우즈이 선생님만큼은 못되더라도 렌고쿠씨의 키는 따라잡을 줄 알았죠. 어른이 되면 다들 저렇게 되는구나 생각했어요. 오늘처럼 카페에 오면 설탕을 넣지 않은 블랙커피를 마시고, 컴퓨터를 할 때면 셔츠 자락을 세 번 접어 올리는 그런 어른요."
"다음 데이트 때는 꼭 정장을 입고 오도록 하지.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하겠다."
"실망이라뇨. 지금도 충분히 멋있으세요."

더 멋있어지면 곤란해요. 탄지로의 앞에는 밀크티와 딸기 케이크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옆을 차지한 남자는 오늘 목까지 올라온 니트티를 입은 채였다. 얼마 전 서른을 넘긴 그는 탄지로의 말에 여전히 일희일비하며 아이처럼 기뻐할 줄 알았다. 모든 방면에서 이상적인 사람이었지만 빈틈이 아예 없는 건 아니라서 의외의 면을 하나 둘씩 발견해 나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방금 전에 커피 한 모금을 삼킨 렌고쿠의 입가에는 새하얀 휘핑크림이 묻어 있었다. 입가를 가리키자 반사적으로 혀로 핥은 뒤 하하! 웃는다. 요컨대 이런 점이 너무 좋았다. 아까 전 일까지 포함해서 모두. 아 너무 귀여워. 깨물어 주고 싶어. 실천에 옮기는 대신 입술을 씹은 채 탄지로는 신음했다.

이음새 없는 커다란 통유리창을 통해 햇빛이 쏟아져 내렸다. 커피를 반 정도 비운 렌고쿠는 비스듬한 자세로 탄지로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평소보다 목소리를 낮춘 그는 탄지로에게 어젯밤 손톱을 깎았다며 손을 보여 주었다. 별것 아닌 대화, 별것 아닌 스킨십. 이렇게 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걸 렌고쿠는 잘 알고 있었다. 탄지로가 졸업한 건 겨우 2년 전.

그러나 그의 사랑은 탄지로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결과는 이런 해피엔딩이지만 탄지로를 만나서 그가 졸업하기 전까지 피가 마르는 심정으로 살았던 렌고쿠가 보고 싶다. 참고로 탄지로는 전생 기억 없음. 학교에서 탄지로가 친구들이랑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며 흐뭇한 한편 난 왜 이렇게 빨리 태어나 버린거지? 하고 땅팠을 빛주님이 너무 좋음
2020.02.15 12: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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퍄 센세 맛나 빛주 짝사랑 잘어울림 ㅋㅋㅋㅋ
[Code: d568]
2020.02.15 12:28
ㅇㅇ
센세 너무좋다 ㅎㅎ
[Code: 3607]
2020.02.15 13: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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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센세의 글에서 따뜻한 양지 냄새가 나는 것 같아...ㅠㅠㅠㅠㅠ 호와호와 달달한 렌탄 현생에서는 행복한 꽃길만 걸어ㅠㅠㅠㅠㅜㅜ
[Code: e530]
2020.02.15 13: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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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글 왤케 따듯해.. 둘이랑 같이 햇빛받고 일광욕하고 있는 기분이었어..ㅠㅜ 렌고쿠 맘고생 얼마나 했는지 그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건지 알게 모르게 전해져와서 크으 달다달다 짝사랑 하는 렌고쿠상 너무 좋다!!!!! 좋은 글 고마워ㅎㅎ
[Code: 971c]
2020.02.15 15: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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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탄은 사랑을 하고 있어 ㅠㅠㅠㅠ 센세 고마워 ㅠㅠㅠㅠ
[Code: 4228]
2020.02.16 09: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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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글에서 빛이나... 너무 좋다 북맠추
[Code: d2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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