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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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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감 프로감





분노는 거센 파도처럼 나의 전신에 뿌리를 내렸다.
왜 나의 직장에서.
왜 나의 눈 앞에서.
다른 수컷에게 달라붙어서 웃고 있는 거야.
나와 있을 때보다 훨씬 행복하게 보인다.
볼을 붉히며, 황홀하게 웃는 그녀.
수컷에게 바짝 기대고 있는 작은 새우쨩과 나의 시선이 문득 겹친다.
그녀는 애교 있는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작은 새우쨩이 바람났어."

모스트로 라운지의 VIP룸.
가냘픈 힘으로 문고리를 잡고 터벅터벅 안으로 들어온 나의 한마디에 아즐과 제이드는 마시던 홍차를 내뱉었다.
아즐은 입가를 손수건으로 닦고는 몇 번인가 헛기침을 하고, 한숨을 쉰다.

"유우씨가 그런 일을 할리가 없습니다만."

"확실한 정보인 겁니까, 플로이드."

"응...."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까 가게에 와서.... 다른 수컷과 스킨십을 했어……"

코를 훌쩍거리는 내가 걱정 되는지 제이드가 다가왔다.

"저기, 나, 버려진거야……?"

"제 눈에 유우씨가 당신을 정말 좋아하는걸로 보입니다."

"작은 새우쨩의 그런 표정 처음 봐!!!!"

"플로이드, 진정하세요."

"싫어어어어!! 작은 새우쨩이 바람 피는거 싫어어!!"

나는 아이처럼 바닥에 엎드려 팔과 다리를 휘저었다.

"상대를 죽이면 그만입니다."

제이드가 불쑥 중얼거렸다.
그 말에 나를 말리던 아즐과 나의 움직임이 멈췄다.

"아, 그렇네."





"작은 새우쨩, 이거."

허겁지겁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작은 병에 들어있는 사탕 세공.
한송이의 빨간 장미가 병 속에서 빛나고 있다.

"선배... 어제도 줬잖아요."

"어제 준 건 램프형 화분! 오늘은 사탕!"

그자식을 죽이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바람피는 성질 자체를 고쳐야 한다.
바람은 상대에게 질렸기에 하는 행동.
나를 질리지 않는 수컷으로 만들면 그만이야.
그렇게 생각한 나는 부지런하게 매일 작은 새우쨩에게 선물을 했다.
평소보다 더 다정하게 말을 걸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도시락을 만들어줬다.
한시도 떠나지 않고 붙어있었다.
한 눈을 판 사이에 바람 상대를 보러 갈 수도 있으니까.
때문에 거의 못 잤다.
불안으로 인해 매일 잠을 설첬고 운 좋게 잠이 들어도 악몽을 꾼다.
그 녀석 곁에 다가가는 작은 새우쨩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아,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래? 다른 거 사올게!"

"에? 플로이드 선배!"

"먼저 옴보로 기숙사에 들어가 있어! 나오지 마!! 꼭이야!"

이젠 틀렸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느낀 적이 없는 슬픔과 분노.
일주일이나 참았던 것이 기적이다.
결정했다.  
그 놈을 죽인다.
오늘 반드시 죽인다.
나는 가지고있는 돈 전부로 과자를 사서 옴보로 기숙사로 갔다.
지금은 작은 새우쨩의 기뻐하시는 얼굴만을 떠올리고 싶어.





"플로이드 선배, 할 말이 있어요."

내 말대로 얌전히 기다러준 온순한 표정의 작은 새우쨩.
나의 머리는 하얗게 되고 양팔 가득히 안고있던 과자가 질질 땅에 떨어진다.
설마.
이별을 말하는 건가.
불안과 공포가 마음을 꽉 잡고 있다.
조여드는 감각에 답답하다.
작은 새우쨩이 쏟아진 과자를 황급히 주우면서 무엇인가 말하고 있지만, 들리지 않는다.
갑자기 속이 뒤집혀서 쭈그리고 앉아 구토를 했다.
그녀는 깜짝 놀라 나에게 와서 따뜻한 손바닥으로 나의 등을 문질렀다.

"죽여버릴거야."

"네?"

"나, 그 자식을 죽일 거야. 미안, 작은 새우쨩. 미안해."

아직 그녀는 나를 걱정하고 있다.
그 사실에 조금 차분해져 그녀를 보며 씨익 웃었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나는 동화 속 왕자님이 아니다.
원하는 것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손에 넣어야 한다.
특히 작은 새우쨩만은 누구에게도 양보 할 수 없다.
지금은 마음이 다른 곳에 있더라도, 몇 년이 걸려도 좋으니까 나에게 돌아오면 된다.
당황하는 작은 새우쨩을 두고 일어섰다.
불안과 공포와 절망감이 폭발적인 살의로 바뀌었다.





"안녕."

"플로이드? 아직 개점까지 20분 전인데…… 무슨 용무라도?"

아직 개점 전인 모스트로 라운지.
청소를 하고 있던 아즐의 움직임이 멈췄다.
와인 잔을 닦던 제이드도 나를 보고 있었다.

"꽤 오래 참았어. 정말 훌륭하지 않아? 작은 새우쨩이 우는거 보기 싫어서, 미움 받고 싶지 않아서 참아볼까 했는데…… 역시, 무리."

일을 저질렀다가 이별 통보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춤했었다.
나는 처음으로 차이는 사람의 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아즐과 제이드는 나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았다.
부지런히 움직여 강한 증오의 상대인 한마리의 수컷을 내려다봤다.

"플로이드 선배! 기다리세요!"

주먹을 들어올려 투명한 유리에 내리쳤다.
방어 마법이 걸려있어 쉽게 깨지지 않을 거라는건 알고있다.
그만큼 나는 화가 나있는 상태인 거다.
작은 새우쨩이 나의 손을 막았다.

"……작은 새우쨩, 나 엄청 기분 안좋아. 놔줘."

"싫어요. 뭐하시는 거예요? 왜 기분이 안좋은지 말을 해줘야죠."

"왜냐니... 작은 새우쨩이 모르면 누가 알아."

짜증나.
왜 몰라주는 거야?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작은 새우쨩이 바람 피웠잖아……!"

"에?"

어린 아이처럼 오열을 터뜨리는 나를 허탈한 눈으로 쳐다본다.
아무래도 내가 우는 원인이 이해 안가는 모양이다.

"바람 같은 거 안 피웠어요."

"했잖아! 나의 눈 앞에서! 이 녀석과!"

나는 앞에 녀석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드라마를 보듯 숨을 삼키고 지켜보던 아즐과 제이드도 덩달아 그 자식 본다.

"……정원장어?"

수조 속, 모래에서 쏙 얼굴을 내비친 것은 작고 가는 귀여운 생물.
정원장어다.
정원장어는 신변의 위험을 느꼈는지 큰 입을 벌리고 위협하고 있었다.

"선배, 여기 보세요."

"작은 새우쨩, 나 버리는 거야?"

"바람 핀거 아니라니까요.."

"작은 새우쨩은 말이지! 내가 버림받아 다른 암컷에게 주워져도 좋은 거야?"

"저기, 플로이드 선배."

"싫어. 싫어. 싫어어어어어!! 버리지 마아아아!"

"제 말 좀 들어주세요!"

"내가 더 작은 새우쨩을 좋아하고, 지커줄 수 있고, 밥도 매일 만들어 줄 수 있어. ……그래도 가끔은 작은 새우쨩의 요리가 먹고 싶지만, 싫으면 참으니까 버리지 마!"





빨리 결정하라는 듯 아즐 선배가 나를 쳐다봤다.
제이드 선배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져 그대로 사망했다.
일단 큰 등을 쓰다듬고는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버리지 않는다고 계속 말해줬다.

"정말? 버리지 않을거야? 질리지 않았어?"

"애초에 바람 자체를 핀 적이 없다니까요. 그냥 귀여워서 관심 좀 가진건데."

"이런 얇은 녀석보다 내가 더 훌륭하잖아! 꼬리도 지느러미도 멋있잖아!"

"멋있다라…… 저는 귀여운게 더 취향이라서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이다.
정원장어가 너무 귀여워.
사랑스러운 눈과 둥그스름한 코가 너무 너무 너무 귀여워서 어쩔 수 없다.
아무리 비교해봐도 플로이드 선배 보다 정원장어가 귀엽다.

"내가 더 귀엽잖아?"

"음……"

"하? 의미 모르겠네. 역시, 죽인다."

"제발, 진정하세요."

플로이드 선배는 다소 기분이 풀린 것 같지만 아직 용서한건 아니라는 듯 입술을 곤두세우고 있다.

"플로이드 선배가 최고에요."

"그래? 내가 가장 귀엽지? 이 녀석보다?"

"……음, 네."

그냥 될 대로 되라는 대답이지만 플로이드 선배는 뿌듯해했다.

"그럼 됐어. 아아, 배고파. 작은 새우쨩은?"

"그럭 저럭이요."

감정이 롤러코스터 같은 남자다.
그와 있으면 비디오 필름을 감는 것처럼 어지럽다.

"밥 어떻게 할거야?"

"음, 기숙사로 가서 그냥 어제 먹다 남은거 먹을까 해요."

"에, 싫어. 여기에 있어. 내가 밥 해줄게."

내 손을 꼭 잡고는 붕붕 휘두르며 콧노래까지 부르는 그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문득 플로이드 선배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얼굴을 빛냈다.

"정원장어 튀김 어때?"

뒷 끝이 장난 아니다.
2021.05.05 (11:32:17) 신고
ㅇㅇ
모바일
정원장어 모를까봐 첨부함
[Code: fd07]
2021.05.05 (11:33:17) 신고
ㅇㅇ
바람이라길래 뭔가 싶더니 정원장어였냐ㅋㅋㅋㅋㅋㅋㅋㅋ 플로이드 독점욕 어쩔거야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귀여워!!!
[Code: 4b30]
2021.05.05 (11:38:44) 신고
ㅇㅇ
모바일
번역추 아니 근데 정원장어 너무 귀여운 거 아니냐ㅋㅋㅋㅋ
[Code: 3085]
2021.05.05 (11:38:52) 신고
ㅇㅇ
모바일
귀엽다
[Code: 55b9]
2021.05.05 (11:41:23) 신고
ㅇㅇ
제이드 웃다 사망이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긴 인어니까 정원장어 상대로 화나는 것도 이상하진 않은데 웃기네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c65c]
2021.05.05 (11:46:51) 신고
ㅇㅇ
ㅅㅂ 바람이라길래 유혈사태 날까봐 조마조마하고있었는데 정원장어였노ㅋㅋㅋㅋㅋ 존나 커엽다 번역추 플로감추
[Code: 5c91]
2021.05.05 (11:52:12) 신고
ㅇㅇ
모바일
ㅅㅂ뭔가 검색해봤더니 칭아나고ㅋㅋㅋㄱㅋ 아 존나귀여워 플로감추
[Code: a48c]
2021.05.05 (12:14:21) 신고
ㅇㅇ
모바일
하다못해 정원장어한테 질투하냐ㅋㅋ몇년치 놀림감이다~ㅋㅋ
[Code: 5367]
2021.05.05 (12:46:45) 신고
ㅇㅇ
모바일
아니 ㅋㅋ 바람이라길래 한바탕 난리날줄알았는데 정원장어ㅋㅋ
[Code: cae1]
2021.05.05 (12:59:25) 신고
ㅇㅇ
모바일
맨위 사진보고 뭐지? 했는데 힌트였냐곸ㅋㅋㅋㅋ
[Code: 23f5]
2021.05.05 (13:09:23) 신고
ㅇㅇ
모바일
짤보고 가든일이 왜? 했는데 정원장어가 가든일이구낰ㅋㅋㅋ 마지막까지 포기하지않고 튀김으로 만들려는거 살벌하고 귀엽네
[Code: efdd]
2021.05.05 (13:13:31) 신고
ㅇㅇ
모바일
앜ㅋ 졸귀 ㅋㅋㅋㅋㅋㅋㅋ 옥타 해양생물한테 질투하는 표현들 너무 귀여움 ㅠ
[Code: 14cb]
2021.05.05 (14:11:51) 신고
ㅇㅇ
모바일
묘사가 너무 바람이라 대체 뭔오해일까 했는데 가든일이었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고거시......다른 수컷이긴 한데........ㅋㅋㅋㅋ번역추 개재밌게봄
[Code: d786]
2021.05.05 (15:24:32) 신고
ㅇㅇ
ㅈㄴ귀엽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55c3]
2021.05.05 (16:23:16)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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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존나 귀엽넼ㅋㅋㅋㅋㅋㅋㅋ아니 남자인가 했더닠ㅋㅋㅋㅋㅋ정원장엌ㅋㅋㅋ
[Code: f5be]
2021.05.05 (23:13:38)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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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발 위에 사진은 뭐지? 하고 내렸는데 배려 ㅆㅅㅌㅊ ㅋㅋㅋㅋㅋ
[Code: 42bd]
2021.05.06 (02:52:49) 신고
ㅇㅇ
진지 얀데레물인줄 알고 내렸더니 코믹물 ㅋㅋㅋㅋ
[Code: a116]
2021.05.11 (10:03:35) 신고
ㅇㅇ
펭아 이거 계속 생각나서 또 보러옴ㅠㅠㅋㅋㅋㅋㅋㅋㅋ진짜 뭔일 나는 거 아니냐 하면서 조마조마하면서 읽었었는데 엔딩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고마워!!! 플로감이라니 굴러다니면서 계속 떠오른다ㅠㅠㅠㅠㅠ정원장어 사진도 고마워ㅋㅋㅋㅋ
[Code: c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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