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았는데요. 조잡한 드레스 위에 투박한 점퍼를 걸친 남자는 히지카타를 내려다 보곤 말했다. 뭘 봐요? 얼이 빠진 히지카타가 뻐근한 뒷목을 매만지면서까지 그를 올려다 보는 걸 남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 같았다. 반쯤 감긴 눈길이 히지카타를 덤덤하게 내려다 봤다. 
"아니, 문을 닫아?"
"예, 닫았는데요."
"그럼 넌 왜 거기 문 열고 서있어?"
"무슨 소리예요. 문 닫으려고 서있었죠. 비켜요, 닫게."
정상인이라면 우선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에 널브러진 히지카타를 보고 기겁을 하든 안부를 묻든 했을 것이다. 히지카타는 여전히 얼이 빠져 있었다. 하기야, 생각을 조금만 해보면 이런 골목에서 드레스를 입고 싸구려 가발까지 뒤집어쓴 남자가 정신이 제대로 박힌 놈일리가 없었다. 그가 버티고 서있는 문에는 가게 이름이 새겨진 글자의 칠이 반쯤 벗겨져 있었다. 용케 사이즈가 맞는 드레스를 구했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고무장갑 같은 색이다. 꽃분홍이니 쇼킹핑크니 하는 낯간지러운 이름은 알지도 못하는 히지카타가 멍하게 생각했다. 피를 너무 흘려서 정신이 혼미하다. 그제야 죽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히지카타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제정신이 아닌 남자의 바짓가랑이라도, 아니 치맛자락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히지카타가 닫히려는 문을 냅다 손바닥으로 막았다.
"잠깐, 잠깐만!"
"뭐예요 오빠, 여긴 응급실이 아니라서 지금 닫습니다."
"응급실이고 나발이고, 피 터진 거 안 보이냐?"
"어쩌라는 거예요, 대체..."

말이야 나몰라라 했으면서. 히지카타는 날래게 제 몸 위를 오가는 하얗고 큰 손을 생각 없이 눈으로 따라갔다. 피투성이가 된 환자는 아랑곳 않고 가게 문을 닫으려던 천하의 냉혈한인줄로만 알았더니 붕대를 감는 손길은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하다. 말라서 늘러붙은 등의 피를 물수건으로 닦아내면 조잡할 정도로 어지러운 이레즈미가 껍질을 벗고 드러났다. 부리부리하게 매서운 눈에 코가 길게 늘어진 시뻘건 텐구는 양 팔에, 등에는 잉어가 펄떡였다. 남자는 빠르고 세심한 손길로 상처를 매만지고 붕대를 감고 마지막으로 이마의 작은 상처에 반창고를 붙이며 응급 치료를 끝냈다. 히지카타가 처음 자리에 앉았을 때는 거의 새 것이었던 응급상자가 지금은 남은 것 없이 거의 비어 있었다.
"고맙다."
달리 할 말이 없어 히지카타는 쭈삣거렸다. 남자는 대꾸할 생각도 없는지 응급상자를 닫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저, 고맙다. 다음에 사례하지."
"예, 두둑이 받아낼 겁니다, 오빠야."
그는 응급상자를 넣은 서랍을 대충 발로 차서 닫았다. 그가 우스꽝스러운 가발을 떼어내고 진득한 화장을 지워낼 때까지 히지카타는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남자도 별다른 말이 없었다. 가라 마라 하는 말도 없이 남자는 거울 앞에서 한참을 사부작거렸다.
"집에 안 가나?"
"왜 내가 물어볼 말을 오빠가 합니까?"
집이 없어요? 알거지야? 남자가 의자 등받이에 팔을 걸쳐 건들거렸다. 이러면 곤란해요, 가죽을 벗겨서라도 돈 받아낼거야. 제가 치료를 해주고 제가 가죽을 벗기겠단다. 이런 황당한 남자를 봤나, 히지카타는 열이 오르는 이마에 손을 겹쳐 열을 쟀다. 이 상태로 거처까지 몸을 옮기는 것은 무리다, 히지카타는 빠른 결론을 내곤 남자를 불렀다.
"하룻밤만 이곳에서 묵을 수 있나? 물장사하는 곳이니 몸 뉘일 곳은 있겠지?"
"이 오빠 보게, 양심은 엿 바꿔 먹었나? 다 죽어가는 거 주워다 광 내줬더니 이젠 잠자리까지 내놓으라고 하다니."
남자는 시종일관 졸린 눈이었다. 꾸짖는 것 같아도 힘이 다 풀린 말투는 위협조차 되지 못했다. 
"긴 씨의 잠자리예요. 아무도 들일 수 없다고요."
어디서 굴러먹었는지도 모르는 외부인을 어떻게 들입니까? 이름이 긴인가? 히지카타는 멍청한 대꾸를 했다.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던 히지카타는 신분을 밝히지 않겠다는 애초 계획까지 고쳐먹었다.
"나는 진선조 소속의 히지카타다. 하루만 이곳에 묵게 해주면 보답은 두둑하게 하지."
"그래요, 그런 요란한 문신을 하고 다니니 대단한 거물인 줄은 진작에 알았지. 그냥 싫다고요. 누구랑 같이 있으면 난 잠 못 잔단 말이야."
물장사까지 하는 놈이니 제 소속을 밝히면 바로 눈치를 채고 넙죽 길 줄로만 알았다. 히지카타는 자꾸만 길어지는 신경전에 완전히 지쳐버렸다. 애시당초 벌써 눈을 감지 않은 게 신기할 지경이었다. 단단히 오르기 시작하는 열에 얼굴이 달고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히지카타는 이를 악물고 다시 설득에 나서려고 했다. 남자가 움직이지만 않았다면 그렇게 하려고 했다. 너, 열 나? 남자가 다가오자 아직 가시지 않은 화장품 냄새가 슬그머니 풍겨왔다. 히지카타의 이마에 손바닥을 대고 식은땀으로 축축한 이마를 마른 손바닥으로 쓸어낸 남자는 짧게 숨을 뱉었다.
"그래요, 묵어라, 묵어. 아주 방을 얻어서 묵었다 가세요."
왜 생각을 갑자기 바꿨는지 히지카타는 묻지 않기로 했다. 대화를 이어가기에는 통증이 심했고 눈이 자꾸만 감겼다. 백열등 아래 남자의 하얀 얼굴이 까마득해지는 와중에도 오래도록 하얀 점으로 남아 있었다. 숨이 넘어갈 것처럼 눈이 감겼다. 눈을 붉게 뜬 남자는 지치지 않고 히지카타의 이마를 쓸었다. 축축한 이마를 쓰는 손은 오래도록 거칠었고 서늘했다.
2020.03.30 23: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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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읏 너무 좋아;;히지파코 개존맛이야 센세 ㅠㅠㅠㅠ
[Code: d1b8]
2020.03.30 23:58
ㅇㅇ
아아니 ㅅㅂ 분위기 미쳐 존나 좋다 진짜ㅠㅠㅠㅠㅠ 센세... 사랑해 내맘알지 히지긴추
[Code: b26a]
2020.03.31 00: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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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분위기 미쳐따ㅠㅜㅜㅜ존좋ㅠㅜㅜ센세 오다가 1떨어트신거죠???이거2도 있는거죠???ㅠㅜㅠ진짜ㅠㅜㅜ제발ㅠㅜㅜㅜ제바류ㅜㅠㅜㅜ제발 9999999999999편까지 써줘 제발ㅠㅜㅜㅠ
[Code: e736]
2020.03.31 00: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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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사랑해
[Code: 4bf0]
2020.03.31 01: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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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이제부터 우리의 시작이지? 오늘부터 망부석될테야...
[Code: fff1]
2020.03.31 02: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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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여기 2있으니까 뒷편줘 사랑해
[Code: b3d7]
2020.03.31 03: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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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윗펭이 2 가져와서 난 3갖고왔어 사랑해
[Code: 2e98]
2020.03.31 21: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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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제발 더 줘 너무 맛있다,,,,
[Code: 02c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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