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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아로에 새로운 알바생이 온다. 그 소리를 들었을 때 코난은 아무로가 서비스로 준 오렌지 주스에서 입을 때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미 점원과 알바생으로 아즈사와 아무로가 있고, 포와로 또한 그리 큰 카페도 아니기에 이 이상 알바생이 더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크게 별말을 하진 않았지만 의아함을 느낀다는 것이 코난의 표정에서 잘 드러나 대충 코난의 표정을 읽은 아즈사는 이해한다는 듯이 작게 웃으며 코난에게 설명해주었다.


" 그게, 점장님께서 며칠 전에 사고를 당하셔서 한동안 가게에 못 오시나 봐. 그래서 점장님께서 대신하여 급하게 알바생을 구하셨대. "

" 헤에, 그렇구나. "

" 거기다 가게가 작긴 하지만 아무로 씨 덕분에 손님들이 많이 늘어나서 요즘 손이 부족하였거든. 아무로 씨도 가끔 결근하시는 때 많으시고. "

" 아하하…. "


악의 없이 말을 한 아즈사에 아무로가 할 말이 없다는 듯이 어색하게 웃었다. 그제서야 자신이 조금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은 아즈사가 놀라 아무로에게 황급히 사과했지만 아무로는 변명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손을 저었다.

 

 

" 그 알바생분, 언제 오신대요? "

 

 

코난이 레몬 파이를 먹으며 가볍게 말하자, 아즈사가 시계를 보며 이제 곧 오실 거라고 답하였다. 그러자 마치 아즈사의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한가하던 포와로의 문이 열렸다. 문에 달린 종소리가 울리자 세 사람 모두 시선을 문 쪽으로 옮겼다.

 

문 앞에는 계절감이 이른 긴 코트의 남성이 서 있었다. 남성의 검은 머리는 잘 정리가 되지 않은 듯 덥수룩하였고 조금 긴 앞머리는 그의 눈의 대부분을 가렸다. 거기다 둥근 안경까지 써 자세히 보아야 그가 흑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아! 이번에 새로 오신 알바생이시군요! "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는 있겠지만 왠지 모르게 인상을 주는 남성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사이, 유일하게 점장을 통해 알바생의 생김새를 들은 아즈사가 먼저 반응을 하며 남성을 맞이하였다. 아즈사의 반응에 남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시하였다. 그리고 유일하게 확실히 알아볼 수 있는 그의 붉은 입술이 살며시 반달을 그리고는 그 사이로 아름다운 저음이 울려 퍼졌다.



" 처음 뵙겠습니다. 연락드렸던 오쿠무라 에이지라고 합니다. "



2.
" 꺄아아아아악! "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여성의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 마침 그 주변에 있던 코고로와 코난은 바로 사건임을 감지하고 서둘러 비명이 들려온 곳으로 달려갔다. 현장에 도착하니, 한 남성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그 주변에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3명 정도가 있었다. 코고로가 란에게 경찰을 부를 것을 부탁하는 사이, 코난은 여느 때처럼 코고로에게 걸리기 전에 시체를 살펴보며 증거를 모으기 시작했다.

몇 분 되지 않아 경찰차들이 도착하였고, 사건 담당 형사는 메구레 경부가 이끄는 팀이었다. 메구레는 타카기를 시켜 시체 옆에 있던 3명의 관계자를 불러 모았고, 사건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피해자를 포함하여 4명은 대학교 동창으로, 이번에 결혼하게 된 피해자인 야마모토와 발견자 중 한 명인 하나코의 신혼집을 4명이서 알아보기 위해 사건 현장인 아파트로 왔다고 한다. 아파트 측에서 준비한 새 입주자들이 구경할 수 있도록 만든 호실은 총 3개로, 이후 일정으로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4명은 나누어서 구경하게 되었고 그러던 중 피해자 야마모토가 베란다에서 낙사를 했다는 것이 이때까지의 이야기이다.

 

4명의 이야기를 들은 메구레는 4명이 구경한 3개의 호실을 차례차례 조사하기로 하였다. 코고로도 메구레를 따라갔고, 코난 또한 란의 눈치를 보며 몰래 그들을 따라갔다. 호실은 총 사건이 발생한 곳과 그 바로 옆집, 그리고 사건이 발생한 곳의 아래층에 위치해 있었다. 호실을 조사하면서 추가로 그 호실들의 옆집에 거주하는 분들의 증언 또한 듣기 위해 아래층 호실의 옆집이자 사건이 발생한 곳의 대각선에 위치한 집의 초인종을 누르던 때였다.

 

 

" 어라, 에이지 씨! "

 

" 란 쨩에, 코난 군…, 거기다 모리 씨까지. 여기는 무슨 일로…? "

 

 

초인종 소리에 반응하여 밖을 살피는 듯이 조금 열린 문에서 포와로의 새로운 알바생인 오쿠무라 에이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의 부스스한 머리는 마치 잠을 막 자다 일어난 것 같았지만 포와로에 자주 들리는 코난과 란은 그것이 평소 에이지의 모습인 것을 알고 있었다. 에이지는 갑자기 경찰과 함께 자신의 집을 찾아온 그들에 당황한 듯 보였으나, 사정을 설명한 타카시 형사의 말에 경계심을 풀 듯이 그제야 현관문을 다 열었다.

 

 

" 죄송하지만, 잠시 베란다를 조사해도 되겠습니까? 그저 확인차 조사하는 것입니다. "

 

" 아, 네. 베란다요? 이쪽으로 오세요. "

 

 

안쪽으로 안내하는 에이지를 따라 소수의 인원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 메구레와 타카기, 코고로는 베란다를 통해 사건이 발생한 곳을 바라보며 사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사건과 관계없는 코난과 란은 에이지의 집안을 둘러보며 짧은 감상을 내뱉었다. 그리고 에이지는 란의 옆에서 맞장구를 쳐주며 포와로에 있을 때처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 오쿠무라 씨, 낮부터 계속 계셨나요? "

 

" 네. 저 오늘 포와로 알바는 쉬는 날이어서, 계속 집에만 있었어요. "

 

" 혹시 무언가 특이한 점은 없었습니까? 예를 들어, 무슨 소리를 들었다던가. "

 

" 소리…. 아, 그러고 보니 1시경쯤에 커다란 소리가 들렸어요. 팍! 하는 무언가, 부서지는 듯한? "

 

" 팍, 하는 무언가 부서지는 듯한 소리? "

 

 

역시나. 에이지의 증언에 따라 추리가 확실해지는 코난은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분명 그것이 그곳에 존재할 것이다. 코난은 란의 눈치를 보면서 슬쩍 빠져나와 베란다로 가 사건이 발생한 집의 아래쪽인, 에이지의 집에서는 옆집인 곳의 베란다를 보았다. 역시나. 범인은 교묘하게 각 방에서는 보이지 않는 위치에다가 설치해둔 것인가. 에이지의 집에서만 볼 수 있는 증거를 찾은 코난은 언제나의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추리에 확신을 키웠다.

 

자신의 추리가 맞다는 것을 확인한 코난은 베란다에서 빠져나와 코고로에게 마취총을 쏠 타이밍을 재던 중, 순간 어두운 색의 바닥에서 빛나는 무언가를 발견하였다. 이곳은 사건과 관계없는 제삼자인 에이지의 집이지만 호기심이 든 코난은 그 빛나는 것에 다가갔고, 그것이 무엇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금발?

코난은 햇빛에 비춰 빛나는 금색의 머리카락 한 개를 주우며 얼굴을 찡그렸다. 분명히 이 집에는 에이지 씨 혼자만 사실 것이다. 그는 일본인으로 머리색은 검정. 서양도 아니고 대부분이 흑발인 동양에서 이런 자연 금발의 머리카락이 있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러웠다. 이 머리카락이 사건과 관계가…? 아니, 방금의 추리는 완벽하다. 이 머리카락은 사건과 관계없는, 이 집의 주인인 에이지와 관계가 있는 것이다. 코난은 갑자기 드는 의문에 에이지에게 말을 걸었다.

 

 

" 저기, 에이지 씨! 에이지 씨는 혼자 살죠? "

 

" 응? 그런데. 왜 그러니? "

 

" 누가 집에 놀러 온 적은 없어요? 아무로 씨라던가. "

 

" 아니, 전혀. 왜? 사건과 관련이라도? "

 

 

여느 때와 같이 상냥한 말투였지만, 에이지의 말에서 마치 사건과 관계없는데 그것을 알아서 뭐 하냐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코난은 그것이 신경 쓰였으나 티를 내지 않고 능숙한 어린아이 연기를 하며 귀엽게 목소리를 높였다.

 

 

" 으-응! 혼자서 살면 외롭지 않아요? 나는 란 누나랑 코고로 아저씨가 있어서 외롭지 않은걸! 혼자 살면 분명 외로울 거야! "

 

" 어머, 코난 군…. "

 

 

순수한 아이의 발상에서 나온 혼자 살아 외로울 에이지에 대한 걱정이라는 듯이 꾸민 코난의 연기는 쉽게 먹혀들어갔고 그런 코난을 란이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에이지는 오히려 놀랐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뜨며 코난을 바라보았다. 어라? 반응이 묘한 에이지의 모습에 코난은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살짝 당황하였다. 코난은 그 외의 반응이 없는 에이지를 부르려고 하였지만, 갑자기 에이지가 낮게 웃기 시작했다.

 

 

" 하하…, 그렇네. 무척… 외로워. "

 

" 에, 에이지 씨…? "

 

 

란과 달리 순수한 아이의 걱정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에이지에 코난과 란이 당황하며 에이지를 바라보았다. 란은 어딘가 자조적인 것 같은 그의 웃음에 무어라 말을 하려고 하였지만, 베란다에서 큰 수확을 내지 못하던 메구레 일행이 돌아간다며 란들을 불렀다. 그들의 등장에 에이지는 조금 전의 모습이 거짓이었다는 듯이 평소의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배웅해주려고 하였다.

 

 

" 흠, 모든 방을 조사해보았지만 별 특별한 것은 없군. 이건 단순 사고사인 것 같군. "

 

" 그런 거 같군요. "

 

 

이런, 벌써 결론을 내리는 건가. 어딘가 걸리는 에이지의 반응이 무척이나 신경이 쓰였지만, 일단 사건 해결이 먼저다. 코난은 결국 증거를 찾지 못하고 단순 사고사로 마무리하려는 메구레 일행을 보고 서둘러 코고로에게 마취총을 발사하였다. 부탁해요, 아저씨!

 

 

" 으힉! 으허헝, 허~엉, 눈이~ 돈다아~! "

 

" 아, 아빠! "

 

" 모리 군! "

 

 

자, 잠자는 코고로의 추리 쇼타임이다. 코난은 재빨리 모두에게 보이지 않을 사각지대로 들어가 음성변조기의 다이얼을 맞추었다. 코난은 먼저 타카기에게 사건 관계자를 전원 이 방으로 불러 달라는 것과, 트릭을 재현하기 위한 준비물을 준비해달라는 것을 부탁하였다.

 

사건은 간단했다. 먼저 범인은 전날 약혼자인 하나코를 위한 약간의 서프라이즈를 하자며 피해자를 꼬드겼다. 자신이 아래층에서 선물을 올려보낼 테니 그것을 받아 마술인 마냥 꾸미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피해자는 그것을 받아드렸다. 당일 범인은 마치 시간이 없는 척 모두를 흩어져서 구경하게 만들고, 그 사이 피해자와 짜고 선물을 들어 올릴 장치를 설치한다. 그리고 때가 되어 피해자가 방심하던 사이 선물 대신 본인이 직접 올라가 피해자의 목에 철사를 감아 그대로 힘을 주어 떨어뜨린다. 그 증거로 피해자의 목에는 철사에 그인 자국과 범인과 피해자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장치가 부서지는 소리인, 에이지가 들은 팍하고 부서지는 소리가 있다.

 

 

" 그러니 범인은 그 당시 유일하게 아래층에 있었던 류노스케 유다이 씨, 당신입니다! "

 

 

코고로가 범인을 지목하자 장내가 술렁였다. 류노스케의 친구인 하나코와 히비키는 그럴리가 없다며 류노스케를 감싸주었지만, 그것을 배신하듯 코고로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였다. 장치에 사용된 안전핀 역할이자 피해자를 떨어뜨리는 데 사용한 철사는 류노스케가 있었던 베란다의 측면에 셀로판테이프로 고정되어 있었고, 그것은 에이지의 집에서만 유일하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철사에는 류노스케의 지문이 있을 것이다.

 

메구레는 서둘러 타카기에게 철사를 회수하라고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타카기가 철사를 회수해왔다. 철사에는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약간의 혈흔이 있었고, 셀로판테이프에도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문 자국이 있었으므로 그 지문이 누구의 것인지만 밝혀지면 더 이상의 변명은 통할 수가 없었다.

 

 

" ……젠장! 그 녀석, 전부 그 녀석 때문이라고! "

 

 

결정적인 증거로 도망칠 곳이 없어진 류노스케는 고함을 지르며 사건의 전말을 털어놓았다. 류노스케는 하나코를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지만 야마모토와 하나코가 사귄다는 것을 안 후 그 마음을 포기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둘의 사랑을 응원하며 하나코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야마모토를 도와주기 시작했고, 둘은 점점 친해졌다고 한다. 하지만, 오랜만에 가진 술자리에서 많이 취해버린 야마모토는 사실 하나코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부잣집 딸인 하나코의 돈을 노리고 결혼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 사실을 들은 류노스케는 격노하며 하나코를 위해 야마모토를 죽일 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하였다.

 

 

" 하나코를, 하나코를 위해서였다고! 야마모토 자식, 하나코를 장난감으로만 보고! "

 

" 젠장, 유다이! 그래도, 그래도 다른 방법이 있었을 거 아니야!? 살인이라니! "

 

" 그래서 뭐!? 그 자식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 돈만 받아먹으면 하나코 따윈 신경 안 쓰고 살 거란다! 그런 녀석이 하나코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거 같아!? 그래서 죽였어! 그게 뭐가 나빠!? "

 

" 유 군! "

 

 

류노스케는 실성하며 자신은 잘못이 없다며 소리쳤다. 점점 격해지는 류노스케를 그의 친구들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 또한 진정시키려고 하였지만 오히려 그것은 류노스케의 화를 돋운 것 같았다. 류노스케는 고함을 지르며 옆에 있던 메구레를 밀치고는 과도가 놓인 테이블로 달려갔다.

 

 

" 전부 다, 닥쳐어어어! "

 

 

과도를 집은 류노스케는 칼을 휘두르며 다른 이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짧은 비명과 함께 무방비한 일반인들은 기겁하며 멀리 떨어졌지만 란은 바로 자세를 잡아 류노스케를 제압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런 란을 알아차린 류노스케는 이판사판이라는 마음으로 가장 가까이에 있던 에이지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 에이지 씨! 위험해요! "

 

 

코고로의 뒤에서 상황을 보고 있던 코난이 황급히 소리쳤지만, 에이지는 공포에 몸이 굳은 건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질 않았다. 위험해! 그리고, 누군가의 비명과 함께 피가 튀겼다.

 

 

" 타카기 형사님! "

 

 

하지만 그 피는 공격을 받은 에이지의 것이 아닌, 재빨리 에이지를 감싼 타카기의 것이었다. 에이지의 옆에 있던 타카기가 칼에 팔을 대신 찔리며 에이지를 보호한 것이었다. 류노스케는 스스로가 찔렀지만 실제로 찔릴 줄은 몰랐는지 한두 걸음 물러나더니 다리가 풀린 듯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더 이상 저항할 의지를 잃은 범인을 경찰들이 뒤늦게 제압하였고, 류노스케는 그렇게 수갑을 찬 채로 밖으로 끌려나갔다.

 

 

" 으윽, 아야야. 아파라…. "

 

" 타카기 형사님! 괜찮으세요!? "

 

" 아, 응. 괜찮아. 팔을 조금 찔린 것뿐이야. "

 

" 조금이라니! 피가 나잖나! "

 

 

무모한 타카기를 메구레는 크게 나무랐지만 타카기는 변명 없이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메구레 또한 타카기가 에이지를 구하기 위해서 나선 것임을 알고 있으니 그 이상은 뭐라 하지 않고 의료반을 불렀다.

 

메구레가 의료반을 부르러 나가는 동안, 타카기는 자신의 뒤에 있는 에이지를 돌아보았다. 에이지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그대로 주저앉아 멍하니 타카기를 바라만 보았다. 에이지는 단순한 민간인에 불과했다. 갑자기 누군가 칼로 위협하면 굉장히 무섭겠지. 타카기는 그렇게 생각하고 에이지를 안심시키기 위해 미소를 지으며 에이지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제 괜찮습니다. 다 끝났어요. 하지만 에이지는 고개를 푹 숙일 뿐이었다. 그런 에이지의 모습에 타카기가 오히려 당황하며 손을 뻗자, 갑자기 에이지가 타카기에게 말했다.

 

 

" ……어째서, 나를 구해준 거지? "

 

 

그 목소리는 너무나도 작아서, 가까이에 있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에이지의 말에 타카기는 눈을 껌뻑이다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 왜냐니…, 사람을 구하는데 이유가 필요한 것은 아니잖아요? "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동기같은 건 알 바 아니지만, 사람이 사람을 구해주는 이유에 논리적인 사고는 존재하지 않잖아?

 

타카기의 말을 들은 순간, 란은 기억 저편에서 누군가의 말을 떠올렸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사람이 사람을 살리는데 꼭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비 오는 날의 뉴욕에서 자신을 감싸며 그가 했던 말이 너무나도 익숙해서, 란은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타카기의 말에 안심이 된 것일까, 아님 란의 소중한 추억의 기운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은 걸까. 에이지는 이내 작게 미소를 짓고는 타카기의 손을 잡으며 일어났다.

 

서둘러 의료반을 부른 메구레가 거실로 들어오더니 타카기를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에이지는 타카기를 잡은 손을 다른 손으로 조심스럽게 잡으며 타카기가 나가는 것을 계속해서 바라만 보았다. 그리고 그런 에이지의 옆으로 잠에서 깬 코고로에게 간단한 상황 설명을 하고 온 코난이 다가갔다.

 

 

" 에이지……. "

 

 

너무나도 작은 목소리는, 가까이 있던 코난에게만 들렸다. 그는 스스로가 무슨 말을 했는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어째서 그가 자신의 이름을 부른 것이지? 그것이 신경이 쓰였지만, 목소리는 너무나도 서글퍼서, 코난은 저도 모르게 란을 슬쩍 바라보았다.

 

 

 

3.
모리 코고로 사무소에 다급한 전화벨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술을 마시며 한가롭게 경마를 보고 있던 코고로는 귀찮다는 듯이 전화를 받았다. 마침 대낮부터 무슨 술이냐고 잔소리를 하려고 주방에서 나온 란이 화난 표정을 지으며 코고로에게 다가갔지만, 이내 벌떡 일어나는 코고로에 놀라 걸음을 멈추었다.


" 그게 정말입니까!? 경부님! "

" 아, 아빠? "

" 네, 네. …지금 당장 가겠습니다! "



전화를 세게 끊은 코고로는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나갈 준비를 하였다. 갑자기 분위기가 변한 코고로의 모습에 란이 당황하며 무어라 하려고 하였지만, 그렇게 심각한 표정의 코고로는 익숙하지 않은지라 차마 말을 걸지 못하였다. 하지만 어디론가 다급하게 나가려는 코고로가 걱정이 되었는지 그 옆의 쇼파에 앉아 책을 읽던 코난의 손을 잡고 자신들 또한 코고로의 뒤를 따라갔다.

 

자신들이 따라오는 것에 별말 하지 않는 코고로에 안도감을 느끼며 도착한 곳은, 한 주택가에 위치한 작은 집이었다. 그 집에는 이미 어떤 사건이 벌어졌는지 경찰차가 여럿 세워져 있었고, 출입금지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다. 코고로는 황급히 메구레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 경부님! "

 

" 모리 군! 미안하군, 이런 식으로 자네를 불러서. "

 

" 아닙니다…. 그래서, 류헤이는…? "

 

" ……이미, 늦었다네. "

 

 

그럴, 수가. 메구레의 말에 코고로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절망했다. 그런 코고로의 모습에 메구레가 면목 없다는 듯이 중절모를 눌렀다. 한편 코고로를 따라 현장에 내려 무거운 공기에 휩싸인 채 가만히 둘을 바라보던 란과 코난은 마침 주변을 지나가던 타카기 형사를 불러 상황에 대해 물어보았다. 타카기는 아무것도 모르는 둘을 이해한다는 듯이 미소를 짓고 주변을 슬쩍 보더니 목소리를 낮춰 말하였다.

 

 

" 그게, 이 집에서 사건이 벌어졌거든. 피해자는 겐다 류헤이. 모리 씨의 예전 경찰 동기이셨대. 지금은 부상으로 은퇴하셨지만. "

 

" 그렇구나…. 아빠의 친우분께서……. "

 

"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거에요? "

 

 

코난이 묻자, 타카기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부정을 표시했다.

 

 

" 자살이야. 그것도 스스로 목을 긁어 과다출혈로. "

 

" 그런…! "

 

 

목을 긁어 자살? 타카기의 말에 코난이 눈을 찡그렸다. 사람이 죽는 방법은 많이 있지만, 일부러 그런 괴로운 방법을 택하여 자살한 것은 어딘가 위화감이 들었다. 이 사건, 단순한 자살은 아닌 것 같군. 코난은 직감적으로 느꼈고 피해자인 류헤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고로와 메구레를 바라보았다.

 

 

"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좀 그렇지만, 만약 류헤이가 단순 자살을 한 것이라면 나는 자네를 부르지 않았을 것이네. 장례식에 불렀겠지. "

 

" 경부님, 그런! 그 녀석이, 그 녀석이 자살할 녀석이 아닌 것은 잘 알지 않습니까! "

 

" 아무리 예전에 친했다고는 하나 나도, 자네도 그 녀석을 본 지 오래되었어. 그 사이에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른다네. 그리고, 그가 자살하는 것을 목격한 사람도 있어. "

 

" 그런, 그런 건…! "

 

" 진정하게 모리 군. 이제부터 본론일세. 내가 자네를 부른 것은 다름이 아니라, 류헤이가 남긴… 마지막 편지 때문에 부른 것이라네. "

 

" 류헤이가 남긴 마지막 편지…?! "

 

 

편지. 이제는 의도치 않게 유언이 적혀버리게 된 편지의 존재에 코난이 관심을 가지고 둘의 대화가 잘 들릴 수 있도록 몰래 가까이 다가갔다. 그런 코난의 기척을 느끼지 못한 두 사람은 편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 그 편지는, 자네에게 쓰는 편지였어. "

 

" 저에게, 말입니까…? "

 

" 그래, 그리고 그 편지에는 단 한 줄만의 글이 쓰여 있었지. "

 

 

오랜만에 연락하는 친우에게 남겨진 단 한 줄의 글. 코고로는 조용히 메구레의 말을 들었다.

 

 

" '애쉬 링크스를 찾아.' 라고 말이네. "

 

 


4.
" 아, 여보세요? 조디 선생님! "

" Hi, cool kid. 오랜만이야. 슈는 건강해? "

 

 

전화 너머에 있는 조디의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활발했다. 뉴욕에 귀국한 지 한 달, 오랜만에 온 연락에 조디는 간단히 일본에 있는 지인들의 안부를 물었다. 코난은 조디의 물음에 답해주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 그래서, 이번에 무슨 정보가 필요한 거야? "

" 아, 하하. "

 

 

그저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를 한 것은 아닐 것이다. 눈치가 빠른 조디는 급할 수도 있는 코난을 위해 본론으로 넘어갔다. 간단히 목적을 꿰뚫린 코난은 어색하게 웃고 바로 목소리를 낮추어 조디에게 물었다.

 

 

" 애쉬 링크스, 에 대해 아시나요? "

 

 

애쉬 링크스. 류헤이의 편지에 적힌 인물. 코난의 목적은 그에 대한 정보였다.

 

코난도 독자적으로 조사를 안 해본 것은 아니었다. 애쉬 링크스, 17세. 미국 다운 타운의 스트리트 갱으로, 몇 달 전 다른 패거리와 패싸움을 하다 수많은 사람을 학살하고 경찰에 체포되었다. 그러나 그때 애쉬 링크스 또한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였고 끝내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했다. 그것으로 그의 삶은 끝이 난다. 그래, 여기까지라면 잠시 뉴욕을 떠들썩한 스트리트 갱들의 보스로 끝이 날 것이다.

 

친우인 류헤이의 유언을 따라 독자적으로 조사하던 코고로가 죽은 사람을 어떻게 찾아, 라며 짜증을 낸 것이 생각이 났다. 애쉬 링크스를 찾아달라는 편지의 글과 달리, 그 장본인인 애쉬 링크스는 이미 몇 달 전에 사망했다. 죽은 자를 찾아달라는 그 부탁은, 더 이상 들어줄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코난은 잠시 얼굴을 찡그리고 입을 열었다.

 

 

" 그는 살아있는 거죠? "

 

 

그는 살아있다. 코난은 그런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코고로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조사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코난 스스로도 이번 사건이 신경 쓰이기도 했지만, 그렇게 진지한 코고로 아저씨는 처음이었기에 이번에는 코고로가 해결할 수 있도록 나선 것이었다. 코고로 또한 탐정 일을 해서 인맥이 넓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일본에 한해서. 미국인인 애쉬 링크스에 대해서는 인터넷을 통해서 밖에 조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코난은 코고로를 도와주기 위해 FBI인 조디 스털링에게 연락하였다. 그리고 여기서 알아낸 사실은 코난이 말해주었다는 변명으로 신이치의 핸드폰으로 란에게 문자를 보내 계획이었다.

 

 

" 미안, cool kid. 그는 죽었어. 그의 해부를 우리 FBI 요원이 봤거든. "

 

 

조디의 말에는 한 치의 거짓이 담기지 않았다. 하지만 코난은 그 정보에서 어딘가 위화감을 느꼈다.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다면 그녀는 잘못된 사실을 알고 있다?

 

 

" 그런데 갑자기 애쉬 링크스는 왜? 단순한 스트리트 갱의 이야기가 일본까지 퍼졌을 리는 없잖아? "

 

" 아, 그게… 말이죠. "

 

 

숨겨진 진실을 알기 위해서 코난은 결국 류헤이의 사건에 대해 조디에게 얘기를 해주었다. 코난의 이야기를 다 들은 조디는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며 안타까움을 표시하였다. 조디 또한 코난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애쉬 링크스는 이미 죽어 해부까지 당한 상태였다. 그 이상의 자세한 정보는 담당 요원만이 알고 있기에 조디가 아는 것은 거기까지였다. 도움을 주지 못했다며 사과를 하는 조디에 코난은 괜찮다며 고개를 젓다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이 짧게 말을 내뱉었다.

 

 

" 아, 참. 그리고 피해자가 자살한 것을 목격한 사람이 있는데, 편지와 별개로 그가 자살 직전에 한 말이 있어요. "

 

" 그건, 유언? "

 

" 아마도요. 그런데, 그게 조금 이상해서…. "

 

 

이상해? 조디가 의문을 표하자 코난이 잠시 침묵을 하더니 조용히 입을 열어 말했다. 피해자는 이렇게 말했어요,

 

 

" 바나나 피쉬. "

 


전화기 너머로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아무 반응 없는 조디를 코난이 한번 부르자 그제서야 뒤늦게 당황한 듯이 반응했다. 정말, 너는 언제나 사건에 관련되는구나. 체념하는 듯한 조디의 말에 코난은 드디어 무언가 건졌나 싶어 저도 모르게 조금 목소리를 높였다.



" 갑자기 목을 긁으며 자살한 남성. 그리고 그가 마지막에 내뱉은 말이 '바나나 피쉬'…. "

" 네. 그래서 그 바나나 피쉬에 대해서 혹시… "

" Cool kid. "

" 네, 네? "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며 목소리를 낮춘 조디에 코난이 오히려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다.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단순한 음성에 불과하지만, 코난은 그녀의 목소리에서 살기를 순간 느낀 것만 같아 등골이 오싹해졌다.

 


" 지금 당장 일본으로 갈게. "

" …네? "

" 애쉬 링크스에 대한 정보, 최대한 긁어갈 테니까. 모레쯤이면 도착할 거야. "

 

" 조, 조디 선생님? "

 

" 캐멀과 함께 갈게. 슈에게도 전해줘. "

 

 

전화기 너머로 다급하게 종이 넘기는 소리가 들렸다. 코난은 당장 일본으로 오겠다는 말에 당황하며 조디를 불렀지만 조디는 그런 코난을 신경 쓰지 않고 일본으로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코난이 조디의 이름을 다섯 번째 부르자 그제야 조디가 코난에게 답을 해주었다. Cool kid. 하지만 코난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심각하였기에 코난 또한 덩달아 긴장하며 그녀의 말을 들었다.

 

 

" 바나나 피쉬에 대해서는 아무에게도 얘기하면 안 돼. 그 누구에게도. "

 

 

그 말을 끝으로 조디와의 통화가 끊겼다. 끊겨버린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며 코난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5.

손님이 없는 포와로는 지금, 서늘한 공기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한 가게 안에 익숙한 얼굴들이 가득했지만, 그들은 손님으로써 포와로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저마다의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조용히 접시를 닦고 있는 에이지를 노려보는 그들을 보며, 란은 순간 아무로와 아즈사가 쇼핑하러 나간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오쿠무라 에이지. 너라면 무언가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조디의 말에도 에이지는 마치 자신과 관계없다는 듯이 접시 닦기를 멈추지 않았다. 아무 반응 없는 에이지의 태도에 코고로가 싫증이 났는지 결국 테이블을 세게 치며 고함을 질렀다.

 


" 말해! 애쉬 링크스는 어디에 있어!? "

" 아빠! "

 

 

에이지의 멱살을 잡을 기세로 소리치는 코고로를 란이 황급히 말렸다. 자신을 붙잡는 란에 약간 냉정을 되찾았는지 코고로는 별말 하지 않고 작게 혀를 찼다.

 

모두 코고로의 그런 모습을 이해했다. 한때는 그 누구보다 친했다던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자살을 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남겨진 부탁. 코고로는 류헤이를 마지막 부탁을 위해 애쉬 링크스가 어디 있는 지를 알아야만 했다.

 

 

" 에이지 씨, 죄송해요. 아빠가… "

 

" 친구, 였다며. "

 

" …뭐? "

 

 

에이지의 작은 목소리가 포와로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언제나의 상냥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안경 너머로 비치는 흑안은 무엇이든지 꿰뚫어버릴 듯이 빛나고 있었다. 확 인상이 바뀌어버린 에이지에 모두가 긴장하며 에이지를 바라보았다.

 

 

" 목소리가 너무 커. 아저씨. "

 

 

에이지가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대며 속삭였다. 마치 나비가 꽃 위에 사뿐히 앉는 것만 같은 그 몸놀림은, 평소의 에이지가 아닌 것 같았다. 그래, 마치 다른 사람인 것 마냥―.

 

 

" 여기는 보는 눈이 많아. 자리를 옮기자. "

 

 

앞치마를 벗으며 나갈 준비를 하는 에이지에 순간 당황했지만 에이지의 말에 찬성한다는 듯이 조디가 고개를 끄덕이자, 다른 이들 또한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코고로는 란과 코난을 불러 사무실로 올라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에이지가 손을 들어서 막았다. 너희도 함께 가는 거야. 그런 에이지에 코고로가 무어라 반박하려고 했지만 에이지는 여전히 시끄럽다며 일괄할 뿐이었다.

 

 

" 설명은 나중에. "

 

 

에이지를 따라 이동한 곳은 그가 사는 아파트였다. 몇 주 전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아파트. 다시금 이곳을 찾은 것에 코난은 어색함을 느꼈다. 집으로 들어온 에이지는 대충 아무 곳에 앉으라며 손을 휘젓고는 1인 쇼파에 앉아 모두를 바라보았다.

 

 

" 그래서, 이 건에 대해 아는 사람은 이걸로 끝이지? "

 

 

에이지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리 코고로를 시작으로 하여 메구레 쥬조, 타카기 와타루, 사토 미와코, FBI 수사원 조디 스털링과 안드레 캐멀. 그리고 모리 란과 에도가와 코난. 에이지를 제외한 8명의 인물이 거실에 자유롭게 있었다.

 

 

" 일단 먼저, 란과 코난은 옆방으로 가 있어. 걱정하지 마, 도청 같은 건 없으니. 거기가 안전할 거야. "

 

 

안전. 에이지는 그렇게 말했다. 지금부터 에이지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자세히는 몰랐으나, 그들은 이 이야기가 위험을 초래하리라는 것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란과 코난은 단순히 옆에 있으면서 얼떨결에 사건에 대해 들은 어린아이들이지만 단순히 이 건에 대해 알고 있는 것만으로 그들을 데려온 것이다.

 

에이지의 말에 코고로가 고개를 끄덕이며 란과 코난을 옆방으로 가라고 눈길을 보냈다. 란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코난에게 손을 뻗어 옆방으로 가자고 말했다. 코난 또한 마지못해 란의 손을 잡고 따라갔지만, 가만히 있을 그가 아니었기에 몰래 타카기 형사의 옷에 도청기를 설치하였다. 코난이 안 된다면 쿠도 신이치는 괜찮잖아? 코난은 란을 향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 좋아. 그럼, 다시 자기소개를 해야겠네. "

 

" 우리는 자기소개를 할 시간이…, "

 

 

쉬-. 에이지는 조용히 하라는 듯이 숨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머리에 쓰인―갈색 가발을 벗었다. 가발이 벗겨지자 드러나는, 아름다운 금발. 그리고 안경을 벗고 콘택트렌즈를 빼자 드러나는 비취색의 눈동자. 확 인상이 바뀌는 것으로는 모자라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에이지에 모두가 놀라 입을 벌리며 에이지를 볼 수밖에 없었다.

 

 

" Hi. 내 이름은 애쉬, 애쉬 링크스. 이 모습으로 보는 건 처음인가? "

 

 

누구든지 홀릴 듯한 그의 아름다운 미소에, 순간 이곳에 천사가 내려왔다는 착각을 받았다.

 

 

 

6.

" ……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듣고 싶은 것은 다 들었으려나? "

 

 

애쉬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에 충격을 받은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였다. 너무 방대한 양의 정보가 머릿속에 들어온 것만 같았다.

 

그렇게 찾아다녔던 바나나 피쉬의 정체는 신종 마약이었고, 그 위력은 세상을 뒤집을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것. 애쉬 링크스는 형인 그리프를 폐인으로 만든 바나나 피쉬에 대해 알아가는 동시에, 그를 새장 안에 가두었던 디노에게 복수하였지만 마지막 전투에서 양쪽 다 큰 피해를 보고 후퇴를 한 것. 한편, 그의 소중한 친우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게 되고 정체를 숨겨야 했던 애쉬는 지인의 제안으로 죽은 오쿠무라 에이지로 변장을 하고 일본에 망명했다는 것. 그것이 애쉬의 이야기였다.

 

극히 일부분이지만, 그의 인생을 들은 일행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것일까? 정말 힘들었겠구나. 그것참 안타깝구나. 그러한 말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아무 말도 못 한 채 가만히 있는 일행을 보며 애쉬가 눈을 흘기며 말했다.

 

 

" 그래서, 애쉬 링크스를 찾아서, 그토록 알고 싶었던 바나나 피쉬의 정체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어. ……이제 어떻게 할 건데? "

 

 

애쉬의 말에 아무도 답을 하지 못했다. FBI가 개입한 것에서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지만, 미국의 정부가 관련된 이 사건은 이미 개인의 영역에서 벗어났다. 차라리 애쉬 링크스처럼 불법인 방법이었다면 이야기는 편했겠지만, 법과 정의의 수단을 쓰려는 그들에게는 더더욱 무리인 이야기였다. 외교 문제는 물론, 최악의 경우에는 전쟁까지도 날 수 있다. 그렇다고 FBI에게만 맡겨달라기에는 FBI 내부에는 배신자가 있다. 조디는 턱을 괴며 고민했다.

 

애쉬 링크스의 발언으로 확실해졌다. 최후의 전투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매너하임 박사는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든 납치되었든 검은 조직에 넘어갔을 것이다. 그리고 검은 조직에서 바나나 피쉬의 효력을 확인하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바나나 피쉬를 복용시켰다. 그 증거로 요즘 일본 곳곳에서 기이한 연속 자살 사건이 벌어지고 있고, 그 피해자 중 한 명이 코고로의 친구인 료헤이라는 것.

 

사건의 대략적인 이해는 되었고, 범인도 누구인지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검은 조직의 존재를 아는 조디와 캐멀, 그리고 도청기 너머로 듣고 있을 코난뿐. 애쉬 링크스도 검은 조직에 대해서는 모르는 눈치였다. 그렇다면 여기서는 FBI에게 맡겨달라고 하고, 애쉬를 증인으로서 보호하여 제임스 블랙이 이끄는 수사팀만 비밀리에 수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가? 아니면 그들에게도 검은 조직의 존재를 알려야 하는 것인가?

 

어떻게 해야 할까, 쿨 키드? 조디는 몰래 옆방을 쳐다보았다.

 

 

" 긴말하지 않겠어. 이번 일에 손때. 나라서 다행이지, 당신들 자칫 잘못했다가 살해당할 수도 있었다고. "

 

 

생각의 늪에 빠지던 조디가 애쉬의 말에 정신 차렸다. 비취색 눈동자가 자신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그가 텔레파시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 조디의 생각을 대충 눈치챈 것 같았다. 그의 말이 맞았다. FBI인 자신들이면 몰라도, 다른 이들은 이쪽에 있어 일반인에 불과했다. 이미 여러 기관들이 달려들어도 그 정체 조차 파악할 수 없는 검은 조직과 관련된 이상, 그들만의 힘으로 상대하기에는 너무 벅차다. 자신은 그런 전장에 그들을 끌어들일 생각이었던 것인가?

 

역시 FBI에게 맡겨달라고 조디가 말하려는 순간, 먼저 선수를 친 것은 코고로였다.

 

 

" 여기서, 멈출 것 같냐. 이렇게 된 이상 오기라도 쫓아가겠어. "

 

" 자, 잠깐! 이번 일은 우리 FBI에게…, "

 

" 그렇게 된 거다. 그러니 협력 부탁할게, 애쉬 링크스. "

 

" 잠깐만! "

 

 

조디가 아무리 외쳐도 코고로는 아량곳하지 않았다. 메구레나 타카기, 사토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코고로를 따라 의지를 같이하였다. 조디는 당혹스러워하며 그들을 말렸지만, 이미 각오를 다진 그들은 마음을 접을 생각 따윈 없다. 이젠 아무리 뭐라 해도 그들을 막을 순 없을 것 같았다. 공식적으로 FBI가 수사권을 가지게 되어도, 그들은 비공식적으로든 이 사건에 관여하려고 할 것이며, 어떻게든 이 사건과 관련될 것이다.

 

아아, 쿨 키드에게 뭐라 해야 할까. 조디는 이 이야기를 들으며 당황하고 있을 코난의 표정을 떠올렸다.

 

 

" 나는 그 누구에게도 협력하지 않아. FBI에게도, 너희에게도. "

 

 

거의 포기하려던 조디와 달리, 애쉬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들을 막았다. 애쉬 링크스, 이 사건에 깊게 관련된 주요 인물이자, 바나나 피쉬에 대해 아는 자. 아무리 그들이 마음대로 조사한다고 나서도 결국 애쉬 링크스의 힘이 없으면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애쉬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그들에게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코고로는 애쉬에게 다가가 필사적으로 설득했지만, 애쉬는 여전히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이내 둘의 대화는 점점 격해지더니, 주변에서 눈치를 볼 정도로 분위기가 싸해졌다. 협력은커녕, 이젠 이 사건에 관련되고 싶은 마음 따윈 없고 그저 조용히 에이지로써 숨어 살고 싶다는 애쉬의 말에 코고로가 겁쟁이로 평생 살고 싶냐고 받아치자, 애쉬가 차갑게 비웃으면서 말했다.

 

 

" 그러면 아저씨는 류헤이라는 녀석처럼 죽고 싶어서 그렇게 가만히 있지 못하는 거야? "

 

" 너 이 자식! "

 

" 모리 씨! "

 

 

결정타를 날린 애쉬에 결국 폭발한 코고로가 애쉬의 멱살을 잡고 들어 올렸다. 애쉬를 한 대 칠 듯이 손을 들어 올린 코고로를 막은 것은 타카기였다.

 

 

" 모리 씨! 진정하세요! 폭력은 안 됩니다! 애쉬도! 방금 그 말은 심했어! "

 

 

들어 올린 팔을 타카기가 붙잡자, 코고로는 잠시 애쉬의 비취색 눈동자를 노려보더니 혀를 차며 애쉬를 거칠게 놓아주었다. 타카기는 등을 돌려버린 코고로를 보다가 애쉬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자신과 눈을 맞추는 타카기에 애쉬가 약간 움찔하더니 힘없이 쇼파에 앉고는 볼을 긁적이며 작게 사과를 했다.

 

 

" ……미안, 방금 그 말은 심했어. "

 

 

응, 좋아. 애쉬가 사과한 것이 자랑스럽다는 듯이 타카기가 웃었다. 비록 당사자인 코고로가 그 사과를 받지 않았지만. 애쉬는 잠시 타카기를 보다 고개를 돌려 그 시선에서 도망쳤다. 타카기는 애쉬에게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어 그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 애쉬, 라고 했지? 분명 우리에겐 한계가 존재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사건에 대해 간단히 포기할 순 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데 까지는 하고 싶어. 그렇기 위해서는 너의 힘이 필요해. "

 

 

이 사건은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영역에서 벗어났다. 분명 앞으로의 길은 험난하겠지. 하지만 이미 이야기를 들은 이상, 그저 가만히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들은 여기서 멈출 순 없었다.

 

 

" 우리를 도와줘. "

 

 

거의 애원하는 듯한 타카기의 모습에 애쉬의 두 눈이 커졌다. 숨이 멎는 것만 같았다. 진정해, 저 사람은 그가 아니야. 그는, 이미. 애쉬는 두 눈을 감고 숨을 내뱉었다. 그 한숨에는 어딘가 자조적인 느낌이 담겨있었다.

 

애쉬는 언제나 에게 약했다.

 

 

" 좋아…. 도와줄게. "

 

 

애쉬는 포기했다는 듯이 두 손을 들며 항복했다. 애쉬의 말에 타카기가 얼굴을 피며 기뻐했다. 그는 이 일의 당사자였다. 그가 아군으로 들어와 준다면 그들은 수 걸음이나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 대신 조건이 있어. "

 

 

조건? 갑자기 조건을 건 애쉬에 모두가 당황하며 애쉬에게 주목하였다. 그런 모두를 무시하고, 애쉬는 누구라도 홀릴 듯한 조심스러운 손길로 타카기를 가리켰다.

 

 

" 당신, 나랑 데이트해. "
 

 

……엑!? 애쉬의 말에 타카기가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질렀다.

 

 

 

 

 

대충 바피 마지막 결전 때 주요 인물 빼고 다 죽었고 디노도 극적으로 살아났지만 큰 상처를 입고 병원에 입원 중. 양쪽 다 큰 피해를 입고 모습을 감추고 한편 애쉬에게 개빡쳐있던 라오가 애쉬에게 절망감을 주기 위해 에이지를 죽임. 에이지가 죽은 것을 안 애쉬는 엄청난 충격에 거의 폐인처럼 지내고 한편 디노의 추적도 따돌려야하는데 애쉬가 이러니 맥스랑 이베가 이럼 안된다 싶어 애쉬를 에이지로 변장시켜 일본으로 피신시키기로 함. 애쉬는 자-살을 하려고 했지만 에이지가 죽기 전에 쓴 편지에 '애쉬 네가 살아주었으면 좋겠어.' 라는 구절이 있었고, 이것은 애쉬를 향한 에이지의 부탁과 동시에 저주가 됨. 애쉬는 죽고 싶어도 에이지의 부탁으로 죽을 수가 없었고, 마치 괜찮은 것처럼 자신의 구원자인 에이지를 연기하며 생을 연명하지만 이미 속으로는 망가진 지 오래인 것.

그냥 에이지처럼 찐으로 남을 생각하고 착한 코난캐들에게 힐링 받는 애쉬가 보고 싶었을 뿐이다!!!!!!!!!!!

이거 놀랍게도 에이애쉬 바탕 타카기X애쉬임. 그냥 타카기에 에이지를 투영하는 애쉬가 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쓰다보니 스케일 커져서 뒷이야기 포기...이후 둘이 데이트하면서 애쉬가 진심을 털어놓는 장면 쓰고 싶어서 달렸는건데....

 

밍나!! 바나나피쉬 보자!!!!! 애쉬야 행복해라!!!!!!!!!!!


바나나피쉬 명탐정코난

2020.03.27 (03:33:55)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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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바피x코난 크오추...타카기x애쉬라니...존맛탱...이건 되는 조합이다...❤❤❤
[Code: 9f4c]
2020.03.27 (03:34:46)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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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센세지우지마 씨발일단북맠추
[Code: e3ee]
2020.03.27 (03:41:39)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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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개쩔어 센세 나 울어 보여? 안보이겠지 아무튼 나 울어 지우지마 제발 하
[Code: 250a]
2020.03.27 (04:25:50)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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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잼
[Code: 067e]
2020.03.27 (04:42:31)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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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 스크롤봐 정성추 금손추
[Code: 5171]
2020.03.27 (06:35:20)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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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두고두고 와서 볼게 제발 지우지마ㅏ아ㅏㅏ
[Code: 6a07]
2020.03.27 (07:52:19)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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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당신만을 위한 지하실을 꾸미고있어 기다려줘...
[Code: c248]
2020.03.27 (08:55:23)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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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지원됨ㅋㅋ존잼추
[Code: c8e3]
2020.03.27 (09:00:10)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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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이거 진짜 대작이다... 이건 작품이야... 이거 맨날 하루에 세번씩 볼거야... 그니까 지우지마 부탁이야ㅜㅜㅜㅜ 사랑해 센세ㅠㅠㅠㅠ
[Code: 28dc]
2020.03.27 (10:44:24)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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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대박이다ㅋㅋㅋㅋ 너무 맛있어 센세
[Code: 0045]
2020.03.28 (15:23:28) 신고
ㅇㅇ
사랑해 센세.....
[Code: 421a]
2020.04.01 (03:42:40)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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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센세 나 이 대작을 왜 이제야 본 거야? 센세 제발 날 위해서라도 2편 써줘;; 이건..존나.. 진짜 된다 무조건 가능이다 센세 사랑해
[Code: cf3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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