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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03:25
한밤중에 선데이가 로빈 잠든 모습 지켜보러 찾아올 것 같다.
로판같은거 보면 소중한 사람이나 어린아이가 밤중에 혼자 잠들때면 보호자가 와서 무탈하게 밤을 보낼 수 있도록 지켜주잖아... 선데이도 그럴 것 같음.
그 날은 평소 다른 은하에서 일정을 소화하던 로빈이 간만에 페나코니로 돌아온 날이었고, 참나무 가문의 영역 안에 마련된 숙소에서 머물게 됐겠지.
참으로 오랜만에 여동생의 그리운 얼굴을 봤음에도 선데이는 여전히 그 끔찍한 악몽을 꿨을 것 같음. 고퍼우드에게서 로빈이 총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순간부터, 여린 목에 붕대를 칭칭 감고 새하얀 침대에 누워 죽은듯이 미동조차 없는 로빈을 마주하는 순간까지. 어쩌면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눈을 감으면 지독히도 생생할, 사랑하는 그 아이가 꽃처럼 붉은 선혈을 뿌리며 천천히 땅으로 쓰러지는 모습마저도...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워 꿈에서 도망쳐버린 선데이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잠에서 깼을 것 같음. 식은땀을 흘리며 창밖을 바라보면, 하늘은 새카만 밤이었겠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에 들어있어서 한없이 고요한 시간이겠지만 선데이에겐 유난히 이 시간이 버티기 어려웠겠다 싶음.
침대에서 반쯤 몸을 일으켜 기대앉아 있다가, 문득 로빈을 보러 가고 싶어졌을 것 같음. 그 애가 무사히 자고 있나, 밤 사이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닌가 불안해졌겠지. 간만에 누구의 방해도 없이 얼굴을 마주할 기회이기도 하고, 그래야만 한참 쌓인 그리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을 것 같았을테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나서서 로빈이 잠들어 있는 방문 앞에 섰을 것 같음.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결심한 듯 조용히 들어가자, 신경써서 준비한 포근한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로빈이 보였겠지. 창밖에서 옅은 달빛같은 빛줄기가 흘러들어와 로빈을 창백해보이도록 하얗게 비췄으면 좋겠음. 그래야 그 모습을 보고 덜컥 겁이 난 선데이가 다급하게 로빈이 숨을 제대로 쉬고 있는지 확인할테니까.
동생이 느릿하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한 선데이는 괜히 잠든 그녀의 머리카락 따위를 슬쩍 어루만지다가, 문득 목으로 시선을 흘렸을 것 같음.
보기만 해도 아까운 여동생의 새하얗고 가냘픈 목에 나있는, 잔인하도록 선명한 흉터를 자연스레 바라보게 됐겠지. 그러자 안타까움과 미안함, 그리고 온갖 감정이 밀려오는 걸 느끼며 그 자국을 부드럽게 어루만졌을 것 같음. 참나무 가문의 가주로서 늘 감정을 절제하다시피 하며 감정기복이 많이 사라진 후였지만, 이런 순간만큼은 저항할 수 없는 눈물이 눈가에 맺히지 않았을까. 할 수만 있다면 그 상처를 깨끗이 없애줄 수 있기를, 아니면 차라리 그가 대신 가져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어쩌면 처음부터 이 상처가 생길 일 자체가 없었다면 좋았을텐데, 하고 생각했을지도.
결국 선데이가 인지하지 못한, 미처 주체할 새도 없이 떨어진 눈물이 로빈의 볼 위에 떨어졌겠지. 당황한 선데이가 다른 손을 올려 조심조심 닦아내려 했을거임. 동생이 잠에 깨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면서.
그렇지만 그때 선잠이 들어있던 로빈이 인기척을 느끼곤 살며시 눈을 떴을 것 같음. 비몽사몽간이었지만 걱정 가득한 오빠의 얼굴과, 슬픔 가득한 애처로운 눈을 마주하자 어떤 상황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었겠지. 곤한 정신에 경황없는 와중에도 로빈은 안타까움을 느꼈을 것 같음. 그가 또다시 자신의 목에 난 흔적을 조심스레 살피고 있었으니까.
그런 마음에, 오빠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쥐며 잠기운 섞인 상냥한 목소리로 그를 위로했을 것 같음. 이건 오빠의 잘못이 아니야, 라고. 그날따라 한 마디 덧붙였을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만약 오빠에게 위험한 일이 생긴다면, 나라도...
아니, 오히려 이런 가정은 그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할까봐 그저 속으로 삼켰을 것도 같음.
오빠가 안도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나 여기 있다는 듯 그의 손을 쓰다듬으며 한없이 부드러운 미소를 보내는 로빈을 보자 선데이도 이젠 괜찮다는 듯 옅게 웃으며 대답했겠지. 그러곤 다정한 목소리로 작게 속삭였을 것 같음.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널 깨워서 미안하다고, 이만 다시 잠에 들 시간이라고...
어쩌면 네가 내 곁에 남아줘서 다행이라고, 늘 사랑한다는 말까지...
오래 전 그들의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사랑하는 동생에게 살짝 입 맞추고는 그 아이가 다시 잠에 들때까지 곁에 앉아 그대로 지켜봤을 것 같음.
그렇게 남매의 밤이 또 한 번 무탈히 지나가겠지. 무엇보다도 소중한 사람이 아직 내 곁에 남아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새벽감성으로 갑자기 보고싶어서 급발진했다. 선데로빈 ㅈㄴ 사랑한다... 아프지 말고 행복해라 제발
긴글 봐줘서 고맙고 다들 잘자라
로판같은거 보면 소중한 사람이나 어린아이가 밤중에 혼자 잠들때면 보호자가 와서 무탈하게 밤을 보낼 수 있도록 지켜주잖아... 선데이도 그럴 것 같음.
그 날은 평소 다른 은하에서 일정을 소화하던 로빈이 간만에 페나코니로 돌아온 날이었고, 참나무 가문의 영역 안에 마련된 숙소에서 머물게 됐겠지.
참으로 오랜만에 여동생의 그리운 얼굴을 봤음에도 선데이는 여전히 그 끔찍한 악몽을 꿨을 것 같음. 고퍼우드에게서 로빈이 총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순간부터, 여린 목에 붕대를 칭칭 감고 새하얀 침대에 누워 죽은듯이 미동조차 없는 로빈을 마주하는 순간까지. 어쩌면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눈을 감으면 지독히도 생생할, 사랑하는 그 아이가 꽃처럼 붉은 선혈을 뿌리며 천천히 땅으로 쓰러지는 모습마저도...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워 꿈에서 도망쳐버린 선데이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잠에서 깼을 것 같음. 식은땀을 흘리며 창밖을 바라보면, 하늘은 새카만 밤이었겠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에 들어있어서 한없이 고요한 시간이겠지만 선데이에겐 유난히 이 시간이 버티기 어려웠겠다 싶음.
침대에서 반쯤 몸을 일으켜 기대앉아 있다가, 문득 로빈을 보러 가고 싶어졌을 것 같음. 그 애가 무사히 자고 있나, 밤 사이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닌가 불안해졌겠지. 간만에 누구의 방해도 없이 얼굴을 마주할 기회이기도 하고, 그래야만 한참 쌓인 그리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을 것 같았을테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나서서 로빈이 잠들어 있는 방문 앞에 섰을 것 같음.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결심한 듯 조용히 들어가자, 신경써서 준비한 포근한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로빈이 보였겠지. 창밖에서 옅은 달빛같은 빛줄기가 흘러들어와 로빈을 창백해보이도록 하얗게 비췄으면 좋겠음. 그래야 그 모습을 보고 덜컥 겁이 난 선데이가 다급하게 로빈이 숨을 제대로 쉬고 있는지 확인할테니까.
동생이 느릿하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한 선데이는 괜히 잠든 그녀의 머리카락 따위를 슬쩍 어루만지다가, 문득 목으로 시선을 흘렸을 것 같음.
보기만 해도 아까운 여동생의 새하얗고 가냘픈 목에 나있는, 잔인하도록 선명한 흉터를 자연스레 바라보게 됐겠지. 그러자 안타까움과 미안함, 그리고 온갖 감정이 밀려오는 걸 느끼며 그 자국을 부드럽게 어루만졌을 것 같음. 참나무 가문의 가주로서 늘 감정을 절제하다시피 하며 감정기복이 많이 사라진 후였지만, 이런 순간만큼은 저항할 수 없는 눈물이 눈가에 맺히지 않았을까. 할 수만 있다면 그 상처를 깨끗이 없애줄 수 있기를, 아니면 차라리 그가 대신 가져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어쩌면 처음부터 이 상처가 생길 일 자체가 없었다면 좋았을텐데, 하고 생각했을지도.
결국 선데이가 인지하지 못한, 미처 주체할 새도 없이 떨어진 눈물이 로빈의 볼 위에 떨어졌겠지. 당황한 선데이가 다른 손을 올려 조심조심 닦아내려 했을거임. 동생이 잠에 깨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면서.
그렇지만 그때 선잠이 들어있던 로빈이 인기척을 느끼곤 살며시 눈을 떴을 것 같음. 비몽사몽간이었지만 걱정 가득한 오빠의 얼굴과, 슬픔 가득한 애처로운 눈을 마주하자 어떤 상황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었겠지. 곤한 정신에 경황없는 와중에도 로빈은 안타까움을 느꼈을 것 같음. 그가 또다시 자신의 목에 난 흔적을 조심스레 살피고 있었으니까.
그런 마음에, 오빠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쥐며 잠기운 섞인 상냥한 목소리로 그를 위로했을 것 같음. 이건 오빠의 잘못이 아니야, 라고. 그날따라 한 마디 덧붙였을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만약 오빠에게 위험한 일이 생긴다면, 나라도...
아니, 오히려 이런 가정은 그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할까봐 그저 속으로 삼켰을 것도 같음.
오빠가 안도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나 여기 있다는 듯 그의 손을 쓰다듬으며 한없이 부드러운 미소를 보내는 로빈을 보자 선데이도 이젠 괜찮다는 듯 옅게 웃으며 대답했겠지. 그러곤 다정한 목소리로 작게 속삭였을 것 같음.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널 깨워서 미안하다고, 이만 다시 잠에 들 시간이라고...
어쩌면 네가 내 곁에 남아줘서 다행이라고, 늘 사랑한다는 말까지...
오래 전 그들의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사랑하는 동생에게 살짝 입 맞추고는 그 아이가 다시 잠에 들때까지 곁에 앉아 그대로 지켜봤을 것 같음.
그렇게 남매의 밤이 또 한 번 무탈히 지나가겠지. 무엇보다도 소중한 사람이 아직 내 곁에 남아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새벽감성으로 갑자기 보고싶어서 급발진했다. 선데로빈 ㅈㄴ 사랑한다... 아프지 말고 행복해라 제발
긴글 봐줘서 고맙고 다들 잘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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