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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20:01


나이스 아르네브 선더

제 1화



기습심사를 할 거야
대상은, 너희들 'P기관'
ES라는 작은 세상에서 4대 사무소를 주요국가라고 하면, 'P기관'은 국제연합――
이 아니겠군, 모든 국가가 신봉하는 종교의 총본산 같은 거지
각 사무소의, 즉 각 국가의 산하가 아니라 독립된 조직,
하지만 모든 국가가 머리를 조아리는, 거스르면 멸망하는 상위존재
그래. 역사 상의, 거대 종교의 총본산 같은 입장이잖아?
파문당한 왕이 종교의 총본산에 굴욕적인 사죄를 강요받았다는 일화, 네 연령이라면 수업에서 배우지 않았을까나
최근엔 소홀한 대접을 받는 모양이지만, 세계사를 공부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란 거야
인류가 여태까지 쌓아온 실패와 성공을 배운다, 는 뜻이니까 말이지
역사 속 위인에 비해 보잘것없고 어리석은 내가 얼마나 필사적으로 생각하든 변변찮겠지만 말이야
우리가 떠올리고선 진실이라고 믿는 '그것'은 잘못되었다고, 대체로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거든
응. 응응. 내가 말하고 싶은 걸 제대로 이해해주고 있구나, 그런 눈빛을 하고 있어
착한 아이구나, 안즈쨩
이야기를 되돌릴게. 'P기관'에 외면받으면 각 사무소는 ES 내에서 '정당성'을 잃어
이 세계에 있을 장소가 사라지는 거지
주위 눈치를 안 보고 마음대로 하고 싶으면, ES에서 독립해서 바깥에서 자유롭게 하면 된다는 얘기니까 말이야. 나처럼
응. 나는 ES의 인간이 아니란다. 나, 나이스 아르네브 선더, 산다 요시히데는 말이야
그러니까 이번에 'P기관'을――라기보다 ES를 감사하기에 적합한 입장의 존재로서, 심사 역으로 선택받은 거야
나는 외부에서, 너희를 재고(길이), 재고(무게), 잰다(개수).
공평하게, 객관적으로 말이야. 요컨대, 벌써부터 부패를 시작한 ES라는 거대조직으로부터 고름을 짜내기 위해 고용된 몸이란 거야
응, 응. 후후, 어쩌다 그렇게 됐지만 말이지
말하자면 '감찰관' 같은 입장인 내가 처음으로 메스를 대야 한다고 판단한 환부가――너희 'P기관'이라는 거야
너희는 아까도 얘기했듯이 본래, 강한 입장이야. 그렇지만 결코 그 힘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지
단순한, 천방지축인 아이돌들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역할이 되어 버렸지
물론 그게 나와 너 같은 '프로듀서'의 일이다, 라는 말을 들으면 Exactly(그 말이 맞습니다)라고밖에 못 말하겠지만
너희는 본래, 더욱 더욱 빛날 수 있어. 아니, 내가 깨끗하게 닦아줌으로써 너희는 본래의 너희를 되찾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 거야
'프로듀서'는 아이돌에게 있어 말하자면 부모 같은 존재야
그리고. 그건 결코 '기저귀' 뒤치닥거리와 식사나 잠자리를 준비해주는 사용인은 아니거든
좀 더 경외받고 존경받아야 할 존재여야 하는 거야
그런데. 어리석은 자에게 권력이 주어진다, 는 것 이상의 비극은 없으니 말이야
최소한, 너희가 그 권력을 손에 쥐기에 상응하는 존재인지 심사할 거야
어떨까나. 여기까지의 설명으로 뭔가 의문은 있을까
응? 그건 이해하고 있으니까 빨리 심사해줬으면 좋겠다――고?
아아, 그러고 보니 말을 안 했구나. 너는 합격이야, 안즈쨩.
나는 너희 'P기관' 사람에게, 얼마 전 과제를 냈거든
전원에게 기획을 만들라고 말이지
개최기간은 3일 간으로, 라이브 이벤트로 한다
이벤트에 ES가 출자할 자금은 천정부지에, 부를 수 있는 아이돌도 무제한――희망하는 대로, 라고
즉, "자신이 생각하는 최강의 라이브 이벤트"를 기획해달라고 했단 거야
내가 왜 그런 과제를 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었지. 그러니까 너는 지금, 나에게 어떤 의도였는지 물어봤겠지만
물론, 나는 이 과제를 냄으로써 너희의 여러 가지 능력과 사상 등을 심사하고 있어
기획을 제출하는 속도, 그 내용, 기타 등등으로 말이야
그리고. 몇 번이고 말하지만 너는 합격이야, 안즈쨩
아주, 나이스한 기획이었던 거야
별로 실현될 예정도 없는 가공의 기획인데도, 세세한 부분까지 배려가 닿아있고――
관계자도 팬도 모두들 만족할 만한, 두근두근한 기획이 완성돼있었어
그래그래, 이런 걸 원했어, 하고 무릎을 탁 쳐버렸지
제출하는 속도도 더할 나위 없었어
'P기관'의 다른 모두는 나에게 비판당하고, 'P기관'의 인간으로 어울리지 않다고 비판당하는 게 두려웠는지――
아직도, 눈치만 보고 있는 것 같지만
후후. 학교 시험이 아닌데 말이지. 거기에 정답은 없어, 점수조차 없어, 단지 고난에 도전하는 자세 그 자체를 과제로 한 거였는데
그런 면에서 너는 훌륭한 거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현재의 너의 전력을 다해줬으니까
누구보다도 빨리 기획을 제출한 사가미 진 군은 심했어. 내용은 이거였거든, "그 3일 간, 모든 아이돌들에게는 휴가를 주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도 일할 때와 다르지 않은 수준의 보수를 주겠습니다. 즉 유급휴가라는 것입니다."
이유는, "휴식과 저금은 중요하니까"
아하하. 뭘 말하려는지는 알겠지만, 라이브이벤트 기획을 할 마음이 너무 없어서 웃음만 나왔지
에? 그럼 사가미 선생님은 불합격인가요, 라고?
아니, 그도 물론 합격인 거야
합격, 이라는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면, 그렇게 그의 사람됨을 본 것만으로도 내 목적은 달성됐다고――할까
내 목적은, 심사인 거야. 너희가 어떤 인간인지를 아는 거란다
그리고 너희는 '그걸' 보여줬어. 그 뿐인 이야기야
나는 이 결과에 아주 만족하고 있어
응. 그럼 얘기는 여기까지. 나는 다시 식사로 돌아갈게
얼른 안 먹으면, 기껏 주문한 라이스카레가 식어버리는 거야
응? 카레를 좋아하냐고? '카레라이스'와 '라이스카레'를 굳이 나눠 부르는 사람은 거의 그렇다고?
물론, 아주 좋아하는 거야!
거기에 들어간 향신료의 양과 밸런스와, 그걸 정한 요리인의 사고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날이 저무는 거야!
나는 말이지, 그런 걸 아주 좋아해. 그러니까 이 일을 하고 있는 거고
너는 어떨까나, 안즈쨩
네 기획은 훌륭했지만, 거기서는 네 색은 느낄 수 없었어
네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도 알 수 없어. 그저 모든 걸 아이돌에게 바치는 경건한 신자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어
네 기획에는 물론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조금 생각해볼까
모든 걸 아이돌을 위해 바치고, 헌신하는, 보상 없는 사랑의 소유자
그런 너는 사실, 아이돌들과 모든 걸 아이돌로 물들이려 하는 ES에게 있어 매우 써먹기 좋은 존재인데
네 '그것'은, 정말로 사랑일까?


말투는 ~なのだよ ~だよね인데 번역하기 어색해서 간간히만 ~거야 라고 넣었음
불호는 불호글에서 따로 얘기해줘
2024.04.28 20:02
ㅇㅇ
ㄱㅅㄱㅅ ㅂㅁㅊ
[Code: 6edc]
2024.04.28 20:03
ㅇㅇ
말 ㅈㄴ 많네 텐쇼인관가
[Code: 6edc]
2024.04.28 20:04
ㅇㅇ
모바일
캐디 보고 에이치랑 잘 맞을 줄 알았는데 말하는거 보니 서로 잘 물어뜯을거 같음ㅋㅋㅋㅋㅋ
[Code: 99ce]
2024.04.28 20:07
ㅇㅇ
ㅂㅇㅊ 말투 존나 귀엽다
[Code: 42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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