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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0 21:15
형때문에 혐오하다가 이상하게 눈에 들어오고만 레이겐
그사기꾼을 좋아하는 자신이 혐오스러워진 나머지 리츠는
저랑 사귀지않으면 죽으러 가버릴겁니다 하는 끔찍한 고백을 앞세워 사무소에 처들어감
레이겐은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처음엔 장난인줄 알고
모브동생아 너 아직 살날이 길잖아.
그렇게만 말해놨더니 리츠가 자기혐오로 얼굴에 잔뜩 그늘지우는거임.
아 그래그래 알았어 일단 알았다 그러니까 죽으러 안갈거지? 가지마라. 약속하자. 하고 쫄려서 일단 수락해줬음
그리고 사귀기 시작한후 시간이 좀 지나서 현재 리츠가 중3이 된 봄 무렵

한참 벚꽃이 필 시기라 길가에 커플들이 많아서 리츠는 하교할때마다 눈갱당함
손잡거나 껴안는것까지는 괜찮지만 엄연히 길바닥은 공공장손데 입술 쪽쪽물빨핥하기 일쑤
앞서걷는 커플이 스킨쉽 난리나자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속으로 중얼거리던 리츠는
문득 레이겐이랑 사귄지 2년이 다돼가는데 저앞에 가는 남자처럼 먼저 손을 잡거나 안아준적이 전혀 없었다는걸 깨달음
어디 가자거나 뭘 하자거나 하는것도 항상 레이겐쪽에서 말 꺼냈고.....
사실 생각해보니 고백했던걸 빼면 연인이 맞나 싶을정도로 리츠가 주도적으로 뭘 해준적은 거의 없었음
좋아죽는건 맞는데 싫기도 싫은 기나긴 입덕부정기때문에 어쩔수없다고 합리화하지만
가끔은 눈치채고 싶지 않아도 알게되는 레이겐의 씁쓸한 눈빛이 가슴 한구석에 불편하게 남아있어서
오늘은 정말 잘해줘야지 결심하는 리츠

영등등사무소로 가는길, 아주 오랜만에 레이겐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음. 받자마자 레이겐 목소리가 추궁하듯 물음
여보세요.....? 진짜 너냐 리츠?
레이겐씨 뭡니까. 그럼 누구겠어요 진짜 저죠
좋아할거라 생각했던것과는 다른 이상한 반응에 맥이 빠지지만 평소답지않은 다정함을 보태서 리츠는 말을 이음
아무튼 지금 사무소 가는길이라구요 곧 도착해요. 알려주려고 전화했어요
그거 말하려고?
네. 보고싶네요.
어.....뭐? 너 괜찮아?
네. 왜요?
잠시 말이 없던 레이겐은 그래 그럼 좀이따 보자 말하고 리츠는 통화 종료함

사무실 계단을 올라와서 문을 여니 동글동글한 레이겐 뒤통수가 보임
저 왔어요 레이겐씨.
그래 어서와라 리츠
돌아보는 레이겐이 약간은 걱정스러워하는듯해서 무슨일인지 물어보고싶었지만 일어서며 차 마시겠냐고 묻길래 뒤로 미룸.
차를 기다리는동안 리츠는 막상 잘해주기로 해놓곤 귀엽다든지 사랑스럽다든지 그런 징그러운말은 해본적이 없어서 오글거려 못할거같다 싶어짐.
그냥 평범하게 예의바르게만 가자고 생각하는데 마침 레이겐이 차 내오길래 받아들고 고개 꾸벅함.
고마워요 잘 마실게요 아라타카씨
그말에 레이겐이 차 후후 불어 입에 머금다말고 푸 뿜어버림
.....진짜 괜찮냐?
네 괜찮아요. 아까부터 자꾸 왜 물어봐요?
너 어디 아프지?
본인 왈 괜찮다는데도 믿을수없는 레이겐은 기어코 제손으로 확인해보려는건지 인상 팍쓰며 리츠 앞머리를 걷고 불쑥 이마 짚음.
그러나 당연히 열은 없었고 레이겐표정은 더 심각해질뿐
아님 뭐 잘못먹었나
하 참..... 뭐 꼭 이유가 있어야 됩니까. 그냥 잘해주는것도 안돼요?
존나 기막혀하면서도 내가 여태 그렇게 못해줬구나 깨닫고서 심장좀 저릿한 리츠

아 너무길었는데 난 그냥 리츠가 지가 나서서 손잡고 껴안고 키스도 눈코입 할것없이 미친듯이 퍼부어주는거 보고싶었음
존나 지치지도않고 딱따구리처럼 해대니까 레이겐이 침 곳곳에 묻은 얼굴로 으아, 아, 아, 돼써 리츠 충분히 잘해주고있으니까 구만해 하면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