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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22:33
유리가면 두 사람의 왕녀 같은 로판 있으면 어떨까 하는 글 몇 시간 전에 본 거 같은데 없어졌네 진짜 재밌는 생각 같았는데 댓글도 좋았는데ㅠㅠㅠㅠㅠㅠ

오리겔드랑 알디스 진짜 개쩌는 캐릭터 배분인데 유리가면의 캐릭터성을 가져오려면 교차빙의해야 할 거 같음

이거 정말 엄청난 극중극이었던게 극 스토리도
누명으로 어머니가 참수당하고 감옥에서 고립되어 원한을 품고 자라나 모략과 배신의 천재가 된 야심가 언니 오리겔드
사랑과 햇빛 속에서 자라나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용서하며 그만큼 애정과 지지를 끌어들이는 힘을 가진 알디스
두 이복자매가 주인공인데 처음엔 오리겔드가 연기와 모략과 배신으로 지위를 찾고 복수하는 게 메인 스토리인 것 같지만
반면에 순진했던 알디스가 몰락하고도 여전히 선의와 희망을 잃지 않고 그 힘을 바탕으로 타인을 위해 투쟁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이야기기도 한 것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둘다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던 자아를 깨닫는 것임

오리겔드가 압도적으로 매력적인 캐릭터성을 갖고 있음에도 알디스가 오리겔드를 압도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그 장면이 알디스와 오리겔드의 서로 이해하고자 하는 열망이 마침내 닿는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한게 정말 좋다고

오리겔드는 원하던 권력을 얻지만 의심과 증오 속에 맥베스와 오셀로의 세계에 홀로 떨어짐 외롭고 춥고 고독한 세계임 하지만 그녀는 여왕이고 여전히 어딘가에 알디스가 있음 곁에 없더라도 유일하게 오리겔드를 사랑하고 영원히 용서할 존재가

알디스는 모든 것을 잃었지만 여전히 선의지와 인류애가 그녀를 불처럼 둘러싸고 있고 이 선의를 돕고 싶어하는 선한 사람들이 모여듦 그리고 알디스는 세상의 모든 사람과 함께 지옥에 떨어진 언니를 구하고 싶어한다

미쳤지 않냐??

왜 교차 빙의해냐 할 거 같냐면 연기하는 배우가 정반대설정인 게 진짜 짱이란 말임

보통은 알디스 꽃밭이라고 욕하겠지만

유리가면에선 오리겔드 연기하는 아유미가 슈퍼 금수저 순혈엘리트고
알디스 연기하는 마야가 연기 말곤 가족이고 자본이고 아무것도 없는 존재인 것임

그렇다고 이게 진짜 반대로 한 캐스팅인가?

태어날 때부터 모든 걸 가지고도 자기자신으로 인정받으려고 노력해온 아유미는 가장 원하는 연기에서 마야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마야는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데 유일하게 사랑하는 연기에게는 자기자신을 다 내던진 대가로 선택받았기에 아유미의 기술에 감탄할지라도 연기에 대한 질투도 열등감도 잘 모름(이때까지는)

그런데 아유미는 오리겔드를 통해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끄집어내서 일으키는 메소드연기를 이해하게 되고
마야는 알디스를 통해 자신이 알 수 없는 사랑으로 이루어진 존재를 연기하게 됨

앞에 올라온 글에서 알디스에 대한 댓글 좋았는데 삭제 돼서 아쉽다...너무나 복잡하게 선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성스러운 존재가 되었다는 식으로 이해했는데 맞나? 그게 진짜인 거 같은게 마야도 성모마리아에게서 알디스의 모티프를 얻고 그렇게 연기하잖음
반면에 오리겔드는 빌라도에 유다임 사랑하는 존재를 시험하기 위해 팔아넘기고 권력과 부를 얻어 장엄하게 파멸하는 존재임

다시 생각해도 이 캐릭터 배분은 정말 미쳤음 나도 유리가면에서 제일 좋아하는 연극 두 사람의 왕녀인데 이 밸런스 살릴 수 있는 이인여주로판 나오면 솔직히 안 흥할 수 없을 듯
2024.04.20 03:07
ㅇㅇ
모바일
이거 단행본 판에는 삭제되었는데 연재 중에는 알디스가 대중 앞에 끌려 나가서 돌팔매질 맞고 그런 전개도 있었음 좀 더 알디스의 고난이나 군중 심리에 두려워도 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데에 치중한 분량이 있었는데 그 부분이 통으로 삭제된 게 나는 아쉬움 나는 그 삭제된 분량 보고 나서 알디스를 이해하는 게 좀 더 용이했음 스즈에 여사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도 더 돋보여서 좋기도 했고... 알디스도 오리겔드 못지않게 다면적이고 복잡한 캐였는데 단행에서는 날아갔고 그래서 한국 독자들이 그걸 볼 기회를 잃은 게 좀 아쉬움
[Code: ce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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