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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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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하찮은ㅠ 태의로! 꽤 유명하지만 쭉 정리해봄. 재미로 봐줘 *ଘ(੭*ˊᵕˋ)੭* ੈ✩‧₊˚
우선 제목부터 짚고 가보자. 패션 시리즈는 각 작품 이름에 음악 용어를 차용했는데

Passion: 수난곡
Diaphonic Symphonia: 불협화음 (Diaphonia는 Symphonia의 반대어로 안어울림화음을 가리킴. 일태의와 리하크리의 대비를 조명하는 장치)
Suite: 모음곡 (일태의+리하크리+컴플릿 워크는 두 커플 같이)
Raga: 인도 음악의 전통적 선율 양식

이렇게 됨. 라가만 약간 맥락이 다르지? 이건 뒤에서 언급하겠음.
작중 정태의는 쌍둥이 형 정재의에게 비상식적 수준의 행운을 안겨주는 길상천임. 힌두 신화에서 미와 행운의 여신으로 등장하는 락슈미가 그 유래이고 불교에 유입되면서 길상천으로도 이름을 알림.
3ccb0c4431f64e522ad679994c6caec9.jpg아름다운 락슈미. 태의가 길상천인 건 공식이니 아예 미남으로 못박으려는 작가님의 빅픽쳐가 아니었을까?(서프라이즈 톤)

일반적인 전승에서 락슈미의 반려는 비슈누임. 비슈누 또한 불교의 인왕, 금강역사와 동일시되는데 인왕은 지혜와 수호의 신임. 누군가 생각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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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천재이고 조언과 상담에 능한 정재의. 비슈누와 락슈미는 부부이니 처음에 재의와 태의가 붉은 실로 이어진 이유가 있었음. 눈여겨 볼 사실은 1. 이 실을 재의가 직접 끊었음 2. 태의의 호칭이 락슈미(본편에서 분명히 같이 언급되는데도)가 아닌 길상천으로 고정됨 이 두 개야. 왜냐하면 길상천의 남편은 인왕이 아니라 비사문천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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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사문천은 사천왕 중의 하나로 북방의 수호를 담당하는 무신이며 재물과 복덕을 주관함. 아 패션에 등장하는 무예가 뛰어난 다이아몬드 수저라니 정말 누군지 감도 안 잡힌다... 혹시 정필이나 모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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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5_201411.jpg응 어림도 없고 남편 등장ㅎ 일레이 리그로우의 악귀 같은 전투방식과 짐승 같은 신체능력 그리고 바다 같은 재력이 한 번에 설명되는 부분. 잠깐 비슈누와 락슈미로 돌아가면, 대부분의 설화에서 둘은 부부이지만 연이 없는 경우 비슈누가 락슈미의 남자형제로 묘사됨.
즉 재의랑 태의가 쌍둥이인 패션 세계관에서는 길상천-비사문천의 조합이 지배적이고 둘은 애초부터 서로를 위해 태어났다는 것. 정해진 짝이라니 일레이가 들으면 크게 기뻐할 이야기 같은데...

20201203_210345.jpg이상하게 싫지가 않단 말이지>사랑하지 않곤 못 배기겠어 흐름이 필연이라고 생각하면 오몰입 과타쿠는 그냥 뻐렁차서 죽어버리고 싶다ㅠ 신화와 종교가 보장하는 찐이라니 이럴 수는 없다고.. . . . ....  . 일레이가 처음부터 태의한테 끌렸던 것도 태의가 일레이한테 유난히 물러지고 전두엽 없어지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구나ㅎ

덧붙여 앞에 적어둔 라가는 인도 음악보다는 라가라자(Rāgarāja)에서 따왔다는 게 더 그럴싸해 보임. 범어로 라가라자, 한문으로 적으면 애염명왕은 밖으로는 분노의 모습을 했으나 내심은 애욕을 본체로 하는 사랑의 신임. 동시에 글자 그대로 명계의 왕.
20201125_201920.jpg그렇다 욕심과 질투가 많고 분노를 연료로 삼는 우리의 설탕과자 갓기신루. 라가는 한번 들어가면 시체되기 전엔 못 나오는 집안의 작은 도련님을 가리킨다고 봄.

패션이 각종 신화나 소설, 상징, 미신 많이 집어넣어 놔서 엮어먹기 참 좋음 허버허버... 스위트에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거미줄' 내용 참고해서 쓴 듯한 부분도 있는데 관련된 글은 구글링하면 있음. (요약하자면 지옥에 떨어진 살인마가 밟아 죽이려던 거미를 살려줌. 지켜보던 신은 감동해 거미줄 한 가닥을 내려주고, 그걸 타고 지옥을 빠져나오던 남자는 거미줄을 독차지하려다 오히려 줄이 끊어져서 떨어져버린다는 내용) 또 뭐가 숨겨져 있을까 찾아보고 노는 거 너무너무 재밌다 패션 사랑해!!! 시즌 612까지 뇌절해줘

20201203_210429.jpg마무리 역시 말랑볼 와기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