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쓰자면 ㅂㅎ글 아님 그리고 쓰다보니 존나 길어짐



이개 사실 내가 차태경이었다면? 이라고 생각하면 차태경이 이해가 감

동경하던 선생님이 죽고 혼자 남겨진 자식을 뒤에서 몰래 후원하는데(걔한테 본인을 드러낼 생각은 전혀 없었음) 잘 커가는 듯한 걔를 보면서 뿌듯하기도 했고 애정도 느꼈지만 그게 점점 관성이 되면서 처음엔 매일 보러가고 잘 지내나 계속 확인하던 게 조금은 귀찮아지고 너무 거기에 신경을 쏟다보니 내 인생이 없어지는 느낌이라 자제 좀 해야하나 싶고 조금 무관심하게 되고... 어차피 입양까지 잘 갔으니 잘 지내겠다 싶었고 그래도 꼬박꼬박 선물 보냄<-이게 사실 평범한 인간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봄

심지어 차태경은 그냥 평범한 회사원도 아니고 검사라 바쁘기도 존나게 바빴을테고 거기서 선생님 죽인 가해자까지 찾느라 그 부분도 신경써야 했을거고 집안에서도 소외된 채 커서 정신적인 결핍(회피성)도 있음 솔직히 그 성격에 그정도 한 거면 진짜 최대치로 애쓴거같긴 함
왜냐면 잘 지내는줄 알았던 걔가 알고보니 학대받아 자살고위험군이었고 그래서 본인 정체 까고 거뒀더니 자기한테 혐성질하면서 지랄하고 근데 애정결핍이라 자기한테 애정 갈구하고 욕정도 해서 어영부영 뒤까지 내줌
이때 차태경은 희서에게 애정은 있으나 그뿐임 하지만 그정도의 사랑의 크기로도 희서를 어떻게든 책임지려고 함
솔직히 ㄹㅇ 그 회피성 성격에 존나 애씀 그래도 어른이긴 하다 이거지

근데 이제 알고보니 선생님 죽인 게 우리 양엄마다<-여기서부터 버티던 차태경 멘탈이 갈려나감... 여기서 모든 문제가 시작됨 ㅅㅂ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차태경은 맞서려고 했음 본인이 불편해하는 양엄마를 직접 만나서 증거 들이밀고 자수하라고 면대면으로 말까지 함
근데 이제 양엄마가 시한부 치트키를 씀... 불편하긴해도 본인을 거둬준 사람이라 정이 있는데 심지어 엄마만 문제가 아니라 걍 정말 친한 친구인 양형제까지 있음 양엄마는 감정적으로 차태경을 몰아감 그동안 차태경에게 가했던 묘한 가스라이팅의 형태로

이때부터 버티던 차태경이 무너짐 걍 다 피곤하고...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희서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던거임 우리의 차태경씨는... 왜냐면 희서의 사랑이 어떤 결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끝까지 책임질 자신도 사라졌기 때문에... 근데 사실 평범한 사람의 멘탈로는 당연한 거 같긴 함 비엘이니까 새끼 멘탈 약하네 하는거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희서한테 칼푹찍까지 당하고 병원에서 깨어나게 됨 이러면 나 같아도 양엄마는 둘째치고 희서랑의 인연은 끊어졌겠구나 하겠음



근데 문제는 1 여기가 비엘세계관이고 2 차태경은 상대역인 희서에 비해 한참 어른이며 3 우리는 차태경이 아니라 제3자의 시선으로 관전하는 독자임

여기서 또 비극이 시작됨... 왜냐면 일단 비엘세계관이란 <사랑이 이유면 대부분이 용서되며 반대로 사랑이 없으면 정상참작이 안되는> 곳임... 그리고 차태경은 희서를 사랑하지 않지만(정확히는 낮은 온도로 사랑함 그게 에로스적인 사랑도 아닐거임 백퍼) 희서는 차태경이 없으면 죽을 정도로 차태경을 사랑함

그리고 독자들은 항상 어른에게 기대하는 포지션이 있음 본인이 저지른 일은 끝까지 책임진다던가 하는
근데 차태경은 희서를 책임진다고 해놓고 결국은 회피하고 도망쳤음ㅋㅋㅋㅋㅋ 이해되는거랑은 별개로 잘못한 건 맞음 개도 입양할 때 심사숙고하라고 하는 판에 희서는 인간임

또 우리는 희서의 시점으로도 이 작품을 볼 수있고 희서의 감정을 볼 수 있는데
희서가 좀 제정신 아닌 거랑은 별개로(좋아하는 사람 발목 부러뜨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게 범인은 절대 아님)
어린나이에 너무 힘든 일을 많이 겪고 학대도 너무나 지속적으로 받아왔으며 엄마 보내고는 평생 자신의 편이라고는 한명이 제대로 없었고 본인을 생각해주는 어른이 아무도 없었음
여기서 희서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보면

근데 거기서 차태경이 구세주처럼 등장함 죽으려는 나를 구하고 그동안의 내 삶에서 유일하게 나에게 선물을 줬던 어른이 내 눈앞에 있음
그리고 나를 거둬감 내가 온갖 패악질을 하고 성질을 부려도 날 학대하지 않음 나를 안 떠남 그리고 어느날 다정하게 나를 안고 말해줌 절대 나를 버리지 않을거라고
시발 이러면 대체 누가 안 넘어감 걍 평범한 얼굴의 아재였어도 홀라당 넘어갔을건데 심지어 생긴것마저 훤칠한 키에 번듯하게 잘생김(한술더떠서 작가가 차태경 얼굴이 희서 천년의 취향이라던데ㅅㅂ 희서야...)

근데 알고보니 차태경 엄마가 내 엄마를 죽인 범인이래
여기서 멘탈이 터졌으나 처음 맛보는 애정에 그냥 그것마저도 눈감음 모른척함 근데도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이 남자는 나를 떠나려고 함 애원까지 하고 울면서 빌어도 봤는데 안 통함 심지어 내가 구원처럼 생각했던 모든 말들을 부정함 내가 지겹고 나를 버린다고 함
여기서 눈깔이 돌아버림 차태경을 죽이고 본인도 죽으려고 함 이건 미수로 끝나지만

그리고 정신이 거의 나갔을 상태로 차태경이 입원한 병원에서 차태경이 선물해준 목도리를 감고 기다리는데(어떤 심정이었을지는 모르지만 대충 감은 옴) 그 기다림 끝에 목격한 건 원수의 아들에게 부축받으며 자신의 엄마를 죽인 자에게 걸어가는 차태경임
솔직히 이렇게 보면 존나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수밖에 없음

차태경의 잘못된 판단이(내가 이 아이를 끝까지 책임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희서의 아픔을 더 키웠는데 정작 차태경은 그 잘못내린 판단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고 도망쳐버림



아쓰다보니힘든데 걍 대충 이런 맥락에서 두쪽 다 이해가 가는거임이제 잘잘못의 중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한 사람의 삶을 책임지지 못할거면서 떠안으려다 회피해버린 어른 vs 애정결핍에 미쳐 본인 한번 구해주고 어쨌거나 최대한 책임지려했던 사람 칼로 찔러 동반자살하려고 한 애새끼) 감상이 완전 달라질듯
뭐 사실 이성적으로 현실적으로 따지면 상해입힌 쪽이 명백한 잘못이지만 여기는... 비엘세계관이니까.....

여튼 재밌고 2부 기대됨
여담으로 차태경 잘못이 크다 느끼는 사람들은 걍 1화 보면 될거같음 업보를 한 12배 정도 미리 치르고 계셔서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