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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2 23:32
여주는 이세계에 성녀로 소환당해서 마왕만 쓰러트리면 다시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준다고 함
그래서 그 나라의 3왕자인 남주랑 다른 동료들이랑 모험하면서 마왕 쓰러트림
근데 돌아오니까 왕이 사실 원래 세계로 돌려줄 방법 없다고 하니까 그대로 모든걸 체념해서? 성에서 사라짐
그리고 4년간 그 세계에 적응하면서 살다가 어느날 자기 집앞에 동료였던 3왕자가 찾아오는게 시작임
아무튼 진행하다 마왕과 성녀에 대한 진실을 알게됨
그 세계는 마왕이 100년마다 나타나는데 성녀들이 결혼을 해서 애를 낳아서 빛마법을 쓰는 아기가 태어나는 일이 없어서 마왕이 생기는 년도마다 각 나라가 돌아다니면서 성녀를 소환함 (성녀 소환에 어마무시한 마력이랑 그런게 필요하다고)
아무튼 그러다가 마왕이 남긴 글을 읽고 최초의 마왕이 남긴 기록을 찾게 됨
최초의 마왕은 성녀로 소환당한 이세계인임
왕자나 다른 사람들이랑 적당히 관계 쌓으면서 잘 지내는데 단죄이벤트 당함
알고보니 성녀보다 먼저 그 세계에서 환생한 여캐가 남캐들이랑 친해져서 성녀를 두고 약간 연극처럼? 지냈던거임
알고보니 환생한 애가 했던 오토메 게임이었던거고 얘는 게임의 강제성이니 뭐니 하면서 성녀가 오는 것 부터 약간 큰 흐름을 방해 안하고 있던거
그러다가 다 끝나니까 누명 씌워서 성녀 사형시키려다 직전에 저 멀리 유폐하는걸로 해서 민심이랑 이미지 다 챙김
아무튼 쫓겨난 성녀는 그렇게 있다가 어느날 그 환생한 여캐랑 남캐들이 그 쪽에 오는일이 있고 진실을 알게됨
성녀는 원작 강제성이 어쩌고저쩌고 하지말고 애초에 날 소환 안하면 되는거 아니었냐고 분노하다가 어둠마법을 각성해서 최초의 마왕이 됨
그리고 그 나라를 멸망시킴
이후로 계속 성녀들은 소환당하고 그 성녀들은 100년후 마왕이 되고, 그걸 막기위해 또 성녀가 소환당하고 반복이었던거
여주는 왕자한테 일반인처럼 만드는 마도구 착용시키고 그걸로 생사 확인하면서 상식도 말도 안통하는 나라에 버려놓음
왕족은 가족끼리 사랑이 넘치고 남주도 국민들이나 가족들한테서 사랑 받는 애였음
근데 얘가 여주 찾아 나서서 몇달동안 실종이니까 다 비탄에 잠김
그 와중에 여주가 왕한테만 나타나서 왕자 머리카락 보여주면서 이 세계에서 성녀소환과 관련된 자료를 다 없애고 성녀소환을 막아라 하니까 왕이 제발 남주 근황만 알려달라함
그래서 여주가 자기 자식한테 그렇게 끔찍하면서도 나한테는 왜 그랬냐고
나도 내 원래 세계에서 가족들이 그리워하고 있을거라 하면서 자기가 말한걸 다 지키기 전까지는 안알려줄거라고 하고 사라짐
여주는 그 이후에 남주에 대한 생각을 안하고 살면서 시간이 좀 지남
여주가 돌아다니다 노예시장 같은데? 아무튼 노예 파는 사람을 보는데 거기 있는 남캐가 존나 익숙해서 보니까 자기가 마도구 채워서 보낸 왕자임
마도구로 생사만 확인하고 넘겼는데 얘 노예가 되서 새장에 갇혀있고 그런거
아무튼 그러니까 판매자가 와서 원래는 외모가 예뻐서 인기가 많았는데 이전에 신체 수집가한테 팔려가서 눈 한쪽이 뽑히고는 잘 안팔린다면서 그래가지고 여주가 데려옴
근데 여기서 존나 경악스러운게 여주가 채워놓은 마도구는 왕자가 원하면 언제든 착용 해제할 수 있음
얘는 벗어날 수 있으면서도 계속 착용하고 노예로 굴려지고 눈 뽑히고 그런거임
여주가 미안하다고 그렇게 될 줄 몰랐다면서 그러는데 울지말라고 위로해주고...
아무튼 그때부터 여주가 남주 간호하면서 돌봐주고 그러다가 6개월 정도가 지나니까 남주가 다시 여주한테 간청함
자기를 다시 그 곳에 데려다달라고
여주는 여기와서 5년이상 있었고 이제 평생을 살아야하는데, 자기도 마땅히 그 곳에서 4년 6개월을 더 버티겠다고 만약 여주가 원한다면 그 기간을 더 늘려도 된다고 함
그러면서 하는 말이 존나 미쳤음

"울지마"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내 머리에 따뜻한 무언가가 닿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갑자기 눈물을 펑펑 흘리는 나를 보며 엘은 곤란한 듯이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말했지? 나한테도 속셈이 있다고."
"・・・헉..."
"분명 히카리는 착하니까. 나한테 한 짓이 너무 마음에 걸렸을 거야."
최근 간호를 하면서 만지는 것에 대한 혐오감은 이미 사라졌다. 고개를 흔들며 멈추지 않는 눈물을 열심히 닦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하지만 정말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너에게 한 일을 용서해 달라는 게 아니니까."
"뭐라구요?"
"확실히 나는 꽤나 비참한 일을 당했어. 너에게 모든 것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문득 엘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궁금해져, 문지르며 아래를 내려다보던 시선을 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머리를 쓰다듬고 있던 손에 가볍게 힘이 들어가며 고개를 들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히카리가 잃어버린 것을 돌려줄 수 없는 건 변하지 않아요."
"・・・・!"
"대안을 마련할 수도 없어. 보상도 본질적으로 의미가 없는 것일 거야."
그림 별을 맞히며 말문이 막힌다. 여행 동료도, 성의 사람들도, 이 세상 그 누구도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미웠을 그 사람만이 내 심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아무리 감사의 인사를 쌓아도, 아무리 사과의 말을 반복해도 내 소중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감사를 받으면, 사과를 받으면 나는 그것을 용서해야만 하는 걸까. 아무리 고쳐도 더 이상 아무것도 없는데도 말이다.
"그러니 당신이 복수를 원한다면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게요."
흐르는 눈물을 부드럽게 닦으며 엘의 얼굴을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그 눈동자에는 불타는 감정이 가득했지만, 얼굴은 그저 조용히 미소 짓고 있었다. 거기에는 4년 반 전, 마왕 결전 전에 나에게 보여줬던 애정의 빛깔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토록 거절하고, 그토록 아프게 했는데도 아직 엘에게 그 감정이 남아 있는 것일까.

이후에 바로 고백하는데 고백도 절절하게 함

눈물을 흘리는 나에게 엘은 말하기 힘들다는 듯이 뺨을 긁적였다.
"나는, 히카리.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
맥락 없는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린다. 엘은 그렇게 말하면서 조용히 한쪽 무릎을 꿇고 내 손을 양손으로 잡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당신 곁에 있을 수 없을 거야. ...그 정도로 우리는 한 것이니까요."
큐, 모양이 좋은 눈썹이 괴로운 듯 눈썹 사이로 모아진다.
"그러니 당신이 나에게 벌을 주고 싶다고 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일게요. 무언가를 잃으라고 하면 그 이상의 것을 주겠다."
"엘..."
"땅을 기어 다니라고 하면 땅에 손을 대고 흙을 씹어 먹어 보겠다. 이 눈을 내놓으라면 사지라도 내놔라."
"엘..."
"땅을 기어 다니라고 하면 땅에 손을 대고 흙을 씹어보자."
한밤중에 가끔씩 떨리는데 다시 그 나라로 돌아간다는 것일까. 무엇이 그를 그렇게까지 움직이게 하는 것일까.
"그래도, 그래도 언젠가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는 눈빛이 조금 흐려진다.
"함께 살게 해줄 수 있겠어?"

후회남 중에 이렇게까지 구르고 속죄? 하려는 애는 처음보는거 같아서 존나 좋다